인천에서 열린 월드컵 축구대회 예선전에서 유럽의 강호이자 우승후보 가운데 하나였던 포르투갈을 맞아 우리나라가 시종 활기 넘치는 대등한 경기를 벌이다 한골을 넣고 1대0으로 승리, 사상 처음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새로운 역사를 쓴 2002년 6월14일.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은 그날 밤의 열광과 기쁨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꿈 같은 일이 현실 앞에 나타난 데 대한 환희는 온 국민을 하나되게 했다. 경기가 열린 인천 문학경기장에서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도, 서울 강남의 드넓은 테헤란로에서도 거리를 완전히 메우며 행진하는 인파들은 모두 하나가 됐다.
어른들도 젊은이들과 하나돼 '대~한민국'을 드높이 연호하며 장단에 맞춰 박수치며 행진했다.
인파에 밀려 갇혀 있거나 서행하는 자동차들도 하나가 돼 박자에 맞춰 기쁨의 경적을 함께 울렸다.
이들은 밤이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하나가 돼 거리를 질주하고 인도에서는 전혀 모르는 젊은이들이 시민들과 하이파이브를 교환하며 기쁨을 나눴다.
남녀노소 모두가 하나돼 환호하는 그 인파 속에는 어떤 미움도 불신도 탐욕도 거짓도 없어 보였다. 그들은 모두가 서로를 격려하고 상대를 배려하고 있었다.
그 엄청난 사람과 차량의 물결속에도 질서는 살아 있었다. 그들은 모두 나라와 민족을 자랑스러워 하고 사랑하고 있었다.
이토록 선량하고 건강한 젊은이들, 이토록 아름답고 성숙한 시민이 이 세상 어디에 그리 많겠는가. 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우리는 이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탐욕과 파쟁, 불신과 원망으로 가득찼던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과거를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 이제 서로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밝고 희망찬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그리하여 4,800만 국민뿐 아니라 7,500만 온 겨레가 하나가 돼 '통~일 한국' '대~한민국'을 환호하며 밤새우게 될 그날도 하루 빨리 오게 해야 한다.
/문국현<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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