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스쿨 교수' 영입 전쟁

서울대 변호사·타대학 교수등 15명 특채에<br>고려·연세대도 물밑접촉등 경쟁 대열 동참<br>타깃된 대학들 "도의에 어긋나" 강한 불쾌감

서울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립에 대비, 판ㆍ검사는 물론 대형 로펌의 변호사까지 대거 채용에 나섬에 따라 대학간 교수영입 전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서울대가 타 대학 교수진까지 스카우트 한 것과 관련, 해당 대학에서는 긴장속에서 '상도의'문제까지 언급하며 강력 비난하고 나서 대학간 갈등양상마저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가 로스쿨 설립을 앞두고, 판ㆍ검사 등 현직 법조인 7명과 타대학 교수 8명 등 15명을 특채했다고 밝히자, 고려대ㆍ연세대 등 경쟁대학도 앞다퉈 교수 영입 강화에 나서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는 대검 검찰연구관인 이효원 부장검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인 이상원 부장판사 등 현직 법조인 7명과 연세대 등 타 대학 법대 교수 8명을 신규 채용했다. 김앤장의 신희택ㆍ박준 변호사와 율촌의 윤지현 변호사 등 대형로펌의 간판급 변호사도 스카우트 하는데 성공했다. 고려대 역시 이날 서울동부지법 윤남근 부장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하명호 판사 등 현직 판사 2명을 비롯, 로펌 변호사와 타 대학 교수 등 11명을 전격 영입했다고 밝혔다. 연수원 16기인 윤 부장판사와 22기인 하 판사는 각각 내년 고등부장과 부장판사 승진이 유력했지만, 결국 로스쿨행을 선택했다. 연세대 또한 국제법무 특성화 취지에 맞춰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지닌 법무법인 율촌의 정영철 파트너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의 손창완 변호사 등 교수진 11명을 임용한 데 이어, 조만간 현직 검ㆍ판사들을 추가로 영입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복기 연세대 법대 학장은 "법조계에도 인사 시기가 있고 검증절차가 있어 아직 이름을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현직 검ㆍ판사 중에서도 3~4명을 추가로 영입할 계획"이라며 적극 영입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경쟁대열에 동참했다. 한편 서울대의 타 대학 교수 스카우트와 관련,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대로 교수를 빼앗긴 연세대의 한 관계자는 "아직 사표를 제출하지도 않았고 (연대 교수영입이) 서울대의 희망사항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의미를 절하했다. 이상정 경희대 법대 학장도 "좋은 사람을 데려가려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개강을 불과 며칠 앞두고 교수를 빼가는 것은 상도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의 스카우트 타킷이 된 각 대학들은 이직 대상이 된 교수들 대상으로 적극 설득해 원위치 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법조계 역시 우려반, 기대반으로 바라보고 있다. 서울대가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 대형 로펌의 거물변호사는 물론 사상 처음으로 검찰출신의 검사까지 영입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과거 검찰은 국내 최고 인재들이 모였는데, 이제는 학계 등으로 눈을 돌리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이에 대해 검찰내부에서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검찰은 법조인의 진출 영역이 확대된다는 점에서는 은근한 기대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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