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수입 조건 완화를 놓고 일본 정부 내에서 부처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개월령 이하로 제한한 미국 쇠고기의 수입조건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외무상의 발언에 대해 가노 미치히코(鹿野道彦) 농림수산상이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가노 농림수산상은 지난 24일 내각 회의 후 "(수입 제한 완화에 대해) 정부 내에서 논의하지 않고 있다. 아무 것도 정해진 바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마에하라 외무상은 지난 23일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20개월 제한'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환율, 영토 문제 등을 놓고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공조가 절실해지자 그 동안 단호한 입장을 견지해온 쇠고기 수입 문제에서 한 발 물러서는 자세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농림수산성은 지난 4월 톰 빌색 미 농무부 장관이 일본을 직접 방문, 쇠고기 수입 조건 완화를 요구했을 당시에도 강경한 자세를 고수했으며, 이번에도 입장을 쉽게 선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미국의 최대 농산물 수출국 중 한 곳이지만 쇠고기 시장의 문턱만큼은 미국에게 여전히 높다. 일본은 지난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BSE)가 발생한 후 수입을 중단했다가 2006년 수입을재개하기는 했지만 20개월 미만의 소에서 위험 부위를 제거한 부분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