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저금리 혜택도 기업별 '부익부 빈익빈'

신용 높은 기업엔 '싼 돈' 낮은 기업엔 '비싼 돈'

저금리 기조 속에서 기업들이 누리는 저금리 혜택에도 `부익부(富益富) 빈익빈(貧益貧)'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은 싼 이자를 이용해 높은 이자를 주고 빌린 빚을 갚는등 저금리의 `싼 돈'을 쓰고 있으나 신용이 낮은 중기업들은 여전히 `비싼 돈'에 허덕이고 있다. 12일 한국은행과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규모는 3조3천382억원으로 5월 2조1천95억 원에 비해 58.3% 증가했으며 순 발행(발행액-상환액) 규모도1조1천847억 원으로 5월 8천895억 원에 비해 33.2%나 늘었다. 이 같은 회사채 발행액은 2002년 10월(3조3천억 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이며 순 발행 상태도 지난 3월부터 4개월 동안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신용등급별 발행 규모는 A∼AAA등급이 2조8천100억 원으로 전월 1조3천300억 원에 비해 111.3% 증가한 반면 BBB등급은 3천670억 원으로 전월의 6천300억 원보다 41.8% 감소했다. 또한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 일수록 저금리를 활용한 비용 절감 목적의 차환 발행 수요가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높은 가산 금리를 감수하며 운영자금을 조달하는데 급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등급이 AAA인 우리금융지주는 3천700억 원을 국고채 5년물 대비 0.3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이는 수준으로 발행해 이 중 3천억 원은 이미 발행된 회사채상환자금으로 쓰고 700억 원은 운용자금으로 썼다. 같은 등급의 KT는 2천600억 원을 국고채 5년물 대비 0.52% 포인트의 가산 금리를 붙여 발행했으며 1천600억 원은 시설자금으로, 1천억 원은 차환자금으로 각각 사용하기로 했다. 역시 AAA등급인 신한금융지주도 자회사인 신한캐피탈에 자금을 빌려줄 목적으로국고채 5년물 대비 0.27% 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여 500억 원을 발행하는 등 낮은 스프레드를 이용해 자금을 융통했다. 이에 반해 회사채가 BBB등급인 동부건설은 통안채 2년물 대비 3.31% 포인트의가산금리가 붙은 300억 원을, SK건설은 국고채 3년물 대비 4.17%포인트의 가산 금리가 적용된 300억 원을 각각 발행해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같은 등급의 현대상선도 용선료, 연료비 등 운영자금에 사용하기 위해 통안채 2년물 대비 4.10% 포인트의 가산 금리로 500억 원을 발행했다. 신용등급이 BBB-인 동일토건도 통안채 2년물 대비 4.44%의 가산 금리로 250억원을, 같은 등급의 이랜드는 통안채 1년물 대비 4.05%포인트와 국고채 3년물 대비 4.81% 포인트의 가산금리로 두 차례에 걸쳐 200억 원을 발행, 운영자금으로 쓰기로 했다. 회사채 발행시 가산 금리가 높을수록 채권 발행에 따른 상환 이자가 높아져 발행회사에는 조달 비용 부담이 늘게 된다. 한국채권평가 김신근 평가팀장은 "채권 수요가 늘어나는 등 시장에서 수급 개선에 힘입어 회사채 발행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로 인한 혜택은 신용등급 이 높은 기업들에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인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여전한 자금난 속에서 높은 발행 비용을 부담하면서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8일 콜금리 동결을 결정, 지난해 7월 콜금리를 연4.0%에서 3.75%로 0.25% 포인트 내린 이후 12개월째 같은 수준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김상훈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