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IR 담당자의 애환

주식시장에서 ‘투자설명회(IRㆍInvestor Relations)’는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우리말의 ‘투자자 관계’로 옮길 수 있듯이 상당히 포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런 IR 업무를 전문적으로 맡고 있는 사람을 흔히 ‘IR 담당자’라고 부른다. 회사를 항해하는 배로 보면 경영진은 선장, IR 담당자는 지도를 읽어 목적지로 배를 인도하는 항해사의 역할을 수행한다. 목적지로 가기 위한 많은 길이 있지만 비용과 시간 면에서 가장 합리적인 길을 안내해주는 내비게이터(Navigator)가 필요하듯 회사의 재무상태와 사업내용ㆍ비전 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IR 담당자는 투자자들에게 성공적인 투자를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의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한 투자기법인 기본적 분석이나 가치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이들의 중요성도 더욱 커졌다. 회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요구하는 분석가(애널리스트) 및 개인 투자자들과 회사간 다리 역할을 맡으면서 IR 업무 외에 각종 자료를 만들며 공시나 보도자료 작성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런 IR 담당자에게 다양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분석가나 기관 투자가들은 향후 회사에 대한 객관적이고 근거 있는 ‘숫자’를 수시로 요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소위 ‘먹을 거리’가 없는지 궁금한 목소리를 전화에 실어보낸다. 경영진은 ‘회사에 대한 IR이 잘되지 않아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책을 하기도 한다. 매일 오전9시부터 오후3시까지 열리는 전쟁터에서 이들은 돌격대가 돼 앞으로 향하고 장(場)이 끝난 후 그들의 의지와 무관한 주가에 대해 한숨을 짓기도 한다. 색깔과 표시에 민감한 이들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의사소통과 신뢰이다. 회사의 각 기능 단위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회사와 관련 산업에 대해 더 많이 알고자 하며 다양한 자료를 생산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싶어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진의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 중요 회의에 IR 담당자를 참석시켜 정보를 공유하고 주식에 영향을 미칠 만한 정책적 판단에 이들의 의견을 물었으면 한다. 또한 시장 참여자들과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신뢰를 쌓기를 희망한다. IR 담당자와 투자자들이 ‘시장의 룰’이라는 최소한의 규범을 바탕으로 서로 믿고 존중하며 자발적으로 협력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바로 투자자와 회사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