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앙숙관계였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매케인 의원은 지난 2000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거침없는 비판으로 당시 부시 후보를 궁지로 몰아넣은 데 이어 부시 행정부 1기 때까지도 공화당 내 부시 비판론자로 이름을 날렸지만 최근 들어 부시 대통령의 옹호자로 나서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케인 의원은 2일 ABC 방송의 한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 이민 문제를 처리하는부시 대통령의 지도력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부시 대통령의 지지자로서 자신을 각인시켰다.
부시 대통령도 최근 일주일 사이에 세 차례나 매케인 의원을 백악관으로 초청, 이라크전과 이민법 개혁안 처리 등 현안을 논의하는 등 매케인 의원을 활용해 난국을 돌파하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측근들은 매케인 의원이 지난 2004년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도우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급속하게 가까워졌다고 말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두 사람이 냉정한 정치적 계산에 따라 전략적 제휴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부시와 매케인이 최근 들어 서로에 대한 친근감을 과시하면서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있지만 이는 개인적인 친분 때문이라기 보다는 철저한 정치적 계산에 따른 행동이라는 것.
매케인 의원은 2008년 대선을 노리기 위해서는 부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보수층과 자금동원 능력이 필요하다는 상황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도 낮은 지지율과 잇따른 스캔들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유력인사인 매케인 의원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부시 가문의 오랜 지지자인 톰 래스 뉴햄프셔 공화당 지도자도 부시와 매케인의새로운 관계에 대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시점에 만들어진 매우 이례적인 동반자관계"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매케인 의원의 일부 지지자들이 공개적으로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를 차기 대선의 러닝메이트로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부시 측 인사들이 매케인 진영에 합류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면서 동기가무엇이든 부시와 매케인의 제휴는 차기 대선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