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감세혜택 대기업에 집중" vs 與 "경쟁국들도 법인세 인하"<br>9월 위기설엔 "안일한 대처 안돼" "큰 문제 없다"
| 김형오 국회의장이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18대 첫 정기국회 개회식에 참석, 개회사를 하고 있다. /최종욱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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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국들을 보면 한국보다 법인세가 낮다."(배영식 한나라당 의원)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는데 감세정책을 펴서 실패했다."(강운태 무소속 의원)
우리 경제가 9월 위기설로 어수선한 가운데 여야가 1일 정기국회를 열고 감세 논쟁을 재점화했다. 감세는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이명박 정부의 핵심 정책이라는 점에서 여야 간 감세 논쟁의 승패가 주목된다.
◇감세 타깃 논란=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감세 공방의 장이었다.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감세정책 혜택이 대기업 등에 집중된다는 점을 환기시키면서 "고소득층과 대기업의 감세가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다는 것은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 확인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강운태 무소속 의원은 일본의 감세정책 실패 사례를 예를 들면서 감세로 정부 재정안정성에 영향은 없는지를 따졌다.
야권의 이 같은 주장은 대기업들이 돈을 벌어도 유보금으로 쌓아놓기에 급급했고 그나마 투자에 나서도 해외 생산기지 건설과 국내 생산설비 자동화 등에 주력해 국내에서의 고용 창출 효과가 낮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야권은 감세를 하되 중소기업과 서민ㆍ중산층이 수혜를 볼 수 있도록 감세의 타깃을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전세계가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조세 인하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고 있다.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은 기재위에서 "영국과 프랑스 등은 법인세를 대폭 내렸고 대만과 홍콩ㆍ싱가포르 등 경쟁국들도 한국에 비해 법인세가 낮다"며 감세론을 역설했다.
◇9월 위기설, 과장론 VS 신중론=9월 위기설 논란 역시 여야 공방에 기름을 부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위기설과 관련, "외국인이 채권투자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도 6조5,000억원으로 외환보유고와 비교하면 큰 문제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기자들과 만나 "국제수지에서 불균형이 나타나지만 여러 외환 사정이 위기로까지 발전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물가상승과 청년 실업 증가로 경제가 간간이 어려운 시기는 있었지만 수년간 경제위기설은 없었는데 지금 언론에서 경제위기설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은 "올해 세계 10대 외환보유국 중 우리나라만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면서 "이런 것 때문에 결코 안일하게 대처할 상황이 아니고 오히려 정부가 사실대로 이야기하면서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고 면밀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오전 정기국회 의사 일정에 대한 협의를 벌였으나 언론 국정조사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국회 본회의가 김형오 국회의장의 개회사 직후 폐회됐고 한승수 국무총리가 대독할 예정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추경예산 관련 시정연설도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