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조한승의 승부호흡

제3보(31~38)


흑31은 최선의 응수였다. 이곳을 참고도1의 흑1로 젖혀 최대한으로 집을 키우려는 것은 백의 주문에 걸려드는 착상이다. 백2 이하 8로 흑이 망하게 된다. 백32는 다소 웅크린 행마라는 지적이 있었다. 가로 뻗어둘 자리였다는 안달훈6단의 해설이었다. 흑33이 놓이자 우상귀에는 25집에 달하는 흑의 확정지가 생겼다. 게다가 중원의 백대마는 아직 완전히 수습된 모습이 아니다. 백34, 36으로 서둘러 안형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공격당할 여지가 남았다. 백36이 놓인 시점에서 장쉬는 10분쯤 생각하고 37로 걸쳐갔는데…. “뭔가 돌의 방향이 잘못된 느낌입니다. 지금은 그 걸침을 서둘 때가 아닙니다.”(안달훈) “어떻게 두는 것이 올바른 돌의 흐름일까요?”(한창규 리포터) “저라면 아직 미생인 백대마를 좀더 다그쳤을 겁니다.”(안달훈) 참고도2의 흑1이 공격의 급소라는 것이 안달훈의 해설이었다. 백2면 흑3, 5로 계속 압박하면서 은근히 외세를 키운다. 이 코스였으면 백이 실전보 백38의 침공은 생각할 수 없었다는 얘기였다. 3년연속 LG배 4강에 오른 조한승의 승부호흡은 정확했다. 즉시 백38로 달려가는 것을 보고 안달훈이 고개를 끄덕끄덕. 박영훈9단이 해설실에 잠깐 들어왔다가 조한승의 백38을 보고 말했다. “역시 한승이형입니다. 대세점을 놓치지 않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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