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까르푸 매각 문제' 다시 주목받나

`한국까르푸 매각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치 `옛 이야기'처럼 익숙한 시나리오이자 설(說)로 회자돼온 내용이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롯데의 까르푸 인수설 만연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로까지 대응하며 발끈했던 까르푸측이 3일 "전면적인 M&A(인수.합병)는 아니더라도 부분 매각을 검토중이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는 식으로 태도를 바꾸고 나왔다는 점에서다. 물론 까르푸는 이날 일부 언론의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까르푸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해 "까르푸는 특정 회사와 인수, 합병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공식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까르푸 관계자가 그같은 보도 내용을 부인하면서도, 현 상황을 부연하는과정에서 부분 매각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것의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의미있는 상황 변화라는 해석은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의 말은 경영실적이 나쁜 일부 매장을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매입하려는 주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요지다. 물론 몸값을 올리기 위한 제스처일 수도 있지만 그간 점포 확장 등 한국 내 투자만을 부각시키면서 매각설에 대해전면 부인으로 일관하던 모양새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지난해 까르푸가 일본에서 현지 업체인 에이온에 점포를 팔고 4년만에 일본시장에서 철수를 결행한 전례가 있는 것도 이런 상황 변화가 있을법한 근거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오히려 초점은 까르푸의 매각 추진이 부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냐, 아니면 전면적인 M&A로 번질 수 있는 것이냐로 모아지며, 어떤 경우이든 가능한 매입주체가 있느냐로 정리될 수 있다. 먼저 까르푸가 이날 확인한대로 한자릿수 점포의 부분 매각을 추진한다면 그 대상은 그간 거론돼온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뿐 아니라 할인점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현대백화점 등 여러 곳이 잠재적 매입 주체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할인점 업계 선두인 이마트도 예외가 아니다. 모두 공식 확인 없이 업계에 설로만 떠도는 내용으로,부분 매매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상대적으로 서로에 부담이 덜 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들 모두 협상설을 확인하지 못하거나 부인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만약 매매가 이뤄진다면 부분 매각보다는 전면적인 M&A가 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아가 부분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그것을 "한국시장에서의 까르푸 전면 철수를 위한 전주곡"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도 많은 편이다.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은 등 메리트가 없는 점포를 놓고 흥정이 쉽게 이뤄지겠느냐"는 근거에서 부분 매각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게 이처럼 일반적인데 이에 까르푸측은 "우리한테는 좋지 않더라도 다른 업체에는 좋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매각 추진과 관련해 까르푸에 대해 `애드벌룬 띄우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따라서 부분 매각이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전면적인 M&A 가능성으로 무게 중심이옮겨진다. 이 경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업체로 지목되는 곳은 롯데다. 롯데쇼핑 상장 등으로 `실탄'이 넉넉해진데다 중복 점포 등 여러 면을 감안하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까르푸가 팔 의사가 있고 가격만 적당하다면우리야 좋다"라고 말하는 게 롯데다. 그러나 까르푸나 롯데나 특정 업체와 M&A 논의진행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어 과연 까르푸 매각 문제가 또다시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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