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사중인 학교에 신입생 잘못 배정” 재배정 요구 줄소송 예고

공사 중 개교하는 학교에 신입생을 배정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법원 결정에 따라 재배정을 요구하는 유사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교육부는 27일 내년부터는 완공이 확실한 학교에 대해서만 학생 배정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 공사 중 부분 개교하는 학교가 전국 11곳에 달하고 원거리 배정 등에 따른 불만이 상당수 지역에서 나오고 있어 `줄 소송`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학교 재배정 요구 다양=학교 재배정을 요구하는 이유는 시설 미비, 원거리 배정, 우수학교 미배정 등 다양하다. 이번 경기도 안양 충훈고 사태의 배경은 개교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학교는 여전히 `공사 중`으로 학생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다는 점. 수원지법 행정1부(재판장 이종석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충훈고 배정 학생들이 낸 `학교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국가는 적정한 교육시설을 설치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데도 이 학교는 최소한의 조건에도 미달된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개교 예정인 225개교 중 정상적인 곳은 145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공사 중인 채로 부분 개교하는 학교가 인천에 있는 삼목ㆍ검암ㆍ발산초등학교와 인수중, 방축고, 그리고 충훈고 등 6개교이고 아예 근처 다른 학교를 빌려쓰다 학기 중간에 문을 여는 곳도 인천 간재울중, 광주 봉산중, 경기 덕계ㆍ병점ㆍ효양고 등 5개교다. 9월에 개교, 다른 데서 학생들을 전학시켜야 하는 경우도 69개교에 달한다. 재배정을 요구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고교평준화에 따른 원거리 배정. 최근 서울ㆍ광주ㆍ청주 지역 일부 학생ㆍ학부모는 `가까운 학교를 놔두고 통학시간이 많이 걸리는 먼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이유에서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 완공전 개교 불허키로=한편 교육부는 내년부터는 개학 전 완공이 확실한 학교에 대해서만 학생 배정을 실시하기로 했다. 단 충훈고의 경우 5개학군 5만여명을 재배정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일단 등록한 뒤 전학을 허용하는 쪽으로 학부모들을 설득하고 있다. ◇평준화 논쟁 우려도=재배정 요구가 매년 반복되는 실제 이유는 거리ㆍ환경문제와 함께 평준화제도에서도 엄연히 학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이른바 `좋은 학교`에 배정되면 거리가 어느 정도 멀어도 별 불만이 없지만 `좋은 학교`를 가까이 두고서도 먼 학교에 배정되면 어김없이 불만이 터져 나온다”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일단 이번 법원 결정이 원거리 배정이나 우수학교 미배정 문제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자위하면서도 최근 평준화 폐지 논란이 격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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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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