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여장 미인대회도 '성폭력'이다"

"여장한 남성의 모습은 평소 남성이 여성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서강대 여학생들의 모임인 서강여성위원회는 16일 캠퍼스 행사에 '단골'처럼 등장했던 남자 학생들의 여장 미인대회를 성폭력으로 규정하고 남학생들의 사과를 받아냈다. 여학생들이 성폭력으로 규정한 여장 미인대회는 지난 2일 교내에서 열린 '문우인의 밤'에서 진행된 '미스 문과대' 행사. 이 행사에서 여장 차림의 남학생들은 화장을 한 채 풍선 등으로 가슴을 만들고 미인대회를 패러디했다. 그러나 이를 참관한 일부 여학생들은 "비정상적으로 큰 가슴과 짧은 치마로 분장하고 가슴을 주무르거나 치마를 들어올리는 등의 행동을 했다"면서 "남성의 시각에 의해 자신이 성적 대상화된 느낌이었다"고 반발했다. 신고를 접수받은 여성위에서는 "이 행사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실행단계에 이르기까지 명백히 성차별적이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해 여성에게 상대적 모욕감과 수치심을 가지게 했다"면서 "신체적 접촉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 할지라도 성폭력으로 간주된다"고 결정했다. 문과대 학생들은 처음에는 여성위의 결정에 반발했지만 결국 사과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한 문과대 학생은 "여러 이름으로 수십년째 계속된 행사가 갑자기 성폭력으로규정되니 기분이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성폭력 개념이 변화한 만큼 이에 맞춰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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