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ㆍ현대백화점 등 백화점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가 최근 꾸준히 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잇따른 악재로 지난달 23일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폭락하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증시에서 ‘팔자’ 물량을 쏟아냈지만 이들 종목은 외국인 매수세가 줄지 않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의 외국인 지분율은 국내 증시 폭락 직전인 지난달 23일 43.4%에서 이달 25일 43.9%로 소폭 증가했다. 신세계는 지난달 말 외국인이 일부 매도 물량을 내놓았지만 최근에는 매수세가 다시 늘고 있다. 지난 13일 50.9%로 줄었던 신세계의 외국인 지분율은 25일에는 52%를 넘어서며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도 최근 며칠 동안 계속된 외국인 매수 행진에 힘입어 강한 반등 기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백화점주에 주목하는 이유로 최근 증시를 짓눌렀던 차이나 쇼크 및 고유가 악재의 사정권에서 한발 비켜서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남옥진 대우증권 연구원은 “수출주와 정보기술(IT)주는 차이나 쇼크와 고유가로 실적 둔화가 불가피한 반면 백화점 등을 비롯한 내수주는 상대적으로 파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침체된 경기회복을 위해 조만간 내수 부양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외국인 매수 배경으로 꼽힌다. 대니얼 유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이사는 “세계 경기는 고점을 지나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바닥권에 머물러 있는 국내 내수 경기는 결국 개선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수출 관련업종 등 기술주보다는 내수주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이치증권은 지난 25일 유통업종 분석 보고서에서 “국내 소비 시장 회복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며 신세계에 대해 ‘매수’ 추천하고 목표가로 30만원을 내놓았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투자의견 ‘보유’와 목표가 3만원을 제시했다. 백화점에서 할인점으로 옮겨가는 소비 추세를 감안하면 할인점 부문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신세계를 주목해야 한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