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툭하면 떠나는 중국 근로자 골치… 차라리 국내가 낫죠

■ "굿바이 중국" 기업 동반 U턴 사연 들어보니…<br>신발·전자부품 등 10개 기업 "한국, FTA로 관세인하 매력"<br>지자체와 생산기지 복귀 MOU 576억투자·1070명 고용창출

윤상직(앞줄 오른쪽 네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염곡동 KOTRA IKP 베이징 홀에서 지방자치단체장 및 유턴기업 10개 대표 등과 기업들의 국내 유턴을 위한 투자협약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휴대폰 터치스크린을 생산하는 업체 파인텍의 하정효(44) 이사는 최근 고민 끝에 중국 공장을 축소하고 경기도 고양에 신규 공장을 짓기로 했다.

파인텍이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긴 것은 2003년. 당시만 해도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었고 많은 한국 업체들이 중국으로 공장을 옮겼다.


하지만 불과 10년 만에 중국 인력시장은 급속도로 바뀌었다. 하 이사는 "중국 인건비는 여전히 한국의 3분의1 수준이지만 매년 30% 이상이 이직을 할 정도로 인력수급이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중국 노동력이 저가 제조업을 떠나 대이동을 시작하며 한국 업체들의 인력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하 이사는 "안정적인 인력수급과 제품 품질개선 측면에서 봤을 때 이제 한국이 생산기지로서 더 매력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세웠던 한국 업체들의 유턴이 잇따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중국으로 진출했던 신발ㆍ전자부품 등 10개 기업들이 국내로 복귀하기 위해 부산ㆍ경기 등의 각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동반 유턴은 지난해 주얼리 업체 20여개사가 전북 익산에 자리잡은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 유턴한 기업들의 업종은 신발ㆍ전자부품ㆍ기계ㆍ인쇄ㆍ자동차부품ㆍ금속밸브 등 다양하다. 부산 4개사, 대구 1개사, 충남 1개사, 경북 1개사 등 각 지역에 고루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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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부산으로 동반 유턴한 4개사는 모두 신발회사들이다. 이들은 한국의 떠오르는 아웃도어 시장과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기대하고 돌아왔다. 노찬용 신발협회 팀장은 "예전에는 저가 신발을 주로 생산했지만 최근에는 부가가치가 높은 아웃도어나 스포츠 신발들을 공략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물류비를 아낄 수 있고 미국과 유럽 수출 시장에서 FTA 관세 인하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에 유턴한 10개사는 2014년까지 한국에서 총 576억원을 투자하고 1,070여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이번에 MOU를 체결한 기업 외에 유턴을 고려 중인 기업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지자체ㆍKOTRA 와 함께 전사적인 유치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유턴 기업 유치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산업부는 유턴 기업들의 초기 비용 부담경감을 위해 설비투자보조금을 현행보다 최대 5%포인트 높여 추가 지원하고 직업교육훈련을 통해 각 기업 수요에 맞는 인력을 공급하기로 했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복귀하는 10개사가 5개 지자체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현재 관망 중인 업체들의 유턴을 유도하는 데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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