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선거감시단 "대선 투ㆍ개표 문제많다"

팽팽한 접전 속에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의투ㆍ개표 절차가 국제적인 선거관행으로 볼 때 여러 문제점들을 노출하고 있다고 국제 선거감시단이 지적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인터넷판은 3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서 파견된미 대선 감시단의 말을 인용,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미국 대선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국제 선거감시단은 ▲감시단이 카자흐스탄의 선거 때보다 더 투표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으며 ▲전자투표제는 고장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베네수엘라보다 더 못했고 ▲투표용지는 그루지야공화국만큼이나 단순하지 않았으며 ▲전세계 어떤 나라도 이보다 더 복잡한 전국적인 선거시스템을 갖춘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이애미에 파견된 OSCE 선거감시단의 일원인 콘라드 올제프스키는 "솔직히 말해서 몇 개월 전 세르비아에서 선거를 모니터했던 게 훨씬 더 간단했다"면서 "그들은 전국적으로 한 개의 선거법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OSCE는 92명의 선거감시단을 미국 대선에 파견했으며, 2인 1조로 핵심 11개 주 전역에 감시단원들을 골고루 배치했다. 이들의 국적은캐나다, 스위스, 라트비아, 슬로베니아, 키르기스스탄 등 36개국으로 다양하며, 1989년 폴란드 최초의 자유선거를 비롯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으는 각종 선거를 참관한 경험이 있는 선거 베테랑들이다. 유럽과 미국 등 55개국이 가입한 안보협의기구인 OSCE의 회원국들은 지난 1990년 이래 국가적인 선거가 치러질 때 선거 참관단을 초청하기로 합의했고, 미 국무부는 지난 6월9일 대선의 투ㆍ개표상황을 모니터할 선거감시단을 초청하는 편지를 OSCE에 보낸바 있다. OSCE는 지금까지 주로 후진국을 대상으로 선거감시활동을 벌였으나 지난 2000년미 대선 당시 최대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주에서 투ㆍ개표상의 오류와 부정시비등 논란이 빚어졌기 때문에 이번 대선전에 대거 선거감시단을 투입했다. 전세계 70개국에서 90여회의 선거를 참관한 경력이 있는 올제프스키의 파트너인캐나다 출신 론 굴드는 "전세계 거의 대부분 나라들에서 치러지는 선거와 달리 오늘여기에는 하나의 전국적인 선거가 있지 않다"면서 "지역마다 선거법이 달라 선거감시단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모를 파악하기에 어려움이 있으며, 일부 주와 카운티에서는 선거감시단이 투표소에 들어가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카운티마다 선거법이 달라 실제로 1만3천개의 선거가 하루 동안 치러지는 셈이며, 최대 접전지역 중 하나인 오하이오주에는 선거 감시단이 1명도 없는 상황이라고굴드는 전했다. 이밖에 마이애미에서 도입한 계산기 크기의 터치패드는 투표용지를 프린터로 출력해주는 베네수엘라의 전자투표방식보다 투표용지의 보관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굴드는 지적했다. 국제 선거감시단은 선거 이틀 후인 4일 감시단원들의 현장 메모를 토대로 이번대선의 투-개표 상황에 대한 일차 보고를 하고, 선거 한 달 뒤 상세한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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