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를 담보로 대출받은 사람들이 이자부담은 물론 주가하락에 따른 수익률 급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 은행들이 펀드를 담보로 대출해주는 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는데 이 대출상품을 이용한 사람들은 대부분 최근의 주가 급락으로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7일 펀드대출상품인 ‘펀드 파워론’을 선보인 후 2개월여 만에 327억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펀드파워론은 주식형 펀드의 경우 평가금액에 따라 최고 70%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2.3%를 더한 수준의 이자에다 중도 상환하더라도 상환수수료가 없어 인기를 끌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1월 ‘탑스펀드담보대출’을 선보여 이달 21일 현재 3,315건(43억원)의 대출 실적을 올렸다. 이 상품도 주식 편입 비율에 따라 평가금액의 70%까지 대출해주며 이자는 3개월 CD금리에 1.5∼2.0%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펀드담보대출의 경우 지난 2006년 말 658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1월에는 1,077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어났다.
이처럼 펀드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 반해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펀드 수익률도 급락해 대출자들의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급한 돈을 조달하려고 보통 1년 만기로 펀드담보 대출을 받는 고객들이 많다”며 “이 기간에는 수익률이 급락하더라도 대출금액 등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다시 만기를 연장할 때는 평가액이 줄어들어 대출금액도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