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 1798년 영국 런던에서 간행된 ‘인구론’에서 고전파 경제학자 맬더스(Thomas Malthus)가 주장한 말이다. 학창 시절 구구단 외우듯 암기한 덕택에 몇 십년이 지나도 맬더스하면 저절도 입에서 툭 튀어 나올듯한 그런 문장이다. 당시 유럽은 맬더스의 이 주장에 위기감을 느끼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200년 뒤 현대 세계는 출산율 감소 공포에 떨고 있다. 독일의 인구학회장을 역임한 헤르비히 비르크는 이 책에서 맬더스 인구론의 오류를 하나하나 지적하며 오히려 출산율 감소와 그로 인한 인구 고령화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명하고 있다. 맬서스의 인구론은 ▦식량은 산술급수적 성장 법칙을 따른다 ▦인구는 기하급수적 성장 법칙을 따른다 ▦노동자 계층이나 하위 계층 사람들은 물질적 생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출산율을 높인다는 세 가지 전제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인구와 마찬가지로 기하급수적으로 생산된다고 반박한다. 대부분의 산업국가와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식량생산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보다 커져서 1인당 생산량은 오히려 계속 증가하고 있다. 출산율 감소와 그에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고령화 사회에 대한 저자의 해법은 무엇일까. 비르크는 ‘인구론’보다 50년 앞서 출판된 요한 페터 쥐스밀히의 저서 ‘신의 질서’에서 답을 찾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가난한 계층의 복지를 위한 사회정치적 개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나라보다 30년 앞서 출산율 감소로 인구 감소의 길에 접어든 독일의 사례를 통해 전 세계가 출산율 감소로 인한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지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