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 달기 바늘구멍이네’
삼성그룹의 직원 승진인사가 발표된 지난달 28일. 사무실 곳곳에선 한숨이 터져 나왔다. 승격포인트제가 적용되며 성과위주의 인사를 도입하다 보니 예전보다 진급자가 훨씬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승진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성과 중심의 인사제도가 정착되며 승진연한에 맞춰 진급하는 직원은 전체 승진대상 직원의 절반도 못미칠 정도다.
실제 삼성그룹ㆍLG그룹 등에 입사한 10명의 대졸신입사원중 제때 승진해 부장까지 올라가는 직원은 1~2명에 불과하다.
삼성의 경우 기본 직급체계는 G1~G7까지 나눠진다. G1 고졸사원, G2(전문대졸), G3(대졸)을 시작으로 대리ㆍ과장ㆍ차장ㆍ부장을 거쳐 임원에 오르게 된다. 대졸사원이 부장까지 정상적으로 진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8년이 걸리지만 능력위주의 인사정책에 따른 ‘승격포인트제’는 승진연한을 다 채우지 않고도 다음 직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 역할을 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대리에서 과장은 30%정도 과장에서 차장은 20% 정도 승진한다”며 “승진연한이 채워졌다고 무조건 진급을 시키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승진과 호칭을 분리하고 있다. 대리, 과장의 호칭은 4년, 7년의 시간이 지나면 바뀌지만 실제 승진은 엄격한 승진심사를 거쳐 주니어, 시니어, 리더로 나눠진다. LG전자 관계자는 “승진연한을 없애고 철저하게 성과중심의 심사를 거친다”며 “연공서열은 아예 무시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