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점포 없애고 돈 되는 점포만”
지난해 공격적으로 지점 수를 늘렸던 증권사들이 ‘지점 살빼기’에 나서고 있다. 증시불황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점포가 늘어나면서 ‘돈 안 되는’ 점포는 줄이되 ‘돈 되는’ 점포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양종금증권은 지난 8월 서울중앙지법 인근 서초중앙지점과 방배역지점 등 두 개 점포를 폐점했다. 이에 따라 점포 수가 166개로 줄었다. 동양증권은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대하며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점포인 168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서초중앙지점은 법조인 및 서초동 지역 부유층을 겨냥해 신설한 대형 점포였으나 증시 여건 악화 등에 따라 수익이 예상에 못 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증권의 한 관계자는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두 개 지점의 인력과 업무를 인근 점포로 통합했다”며 “당분간 추가 출점보다 내실을 기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말 최대 100개에 이르렀던 점포를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3월에는 93개까지 줄였으나 6월 대구 상인동의 FN아너스지점 등을 신설해 현재는 95개다. 삼성증권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소규모 다점포보다는 핵심 상권의 대형 점포에 치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일반 점포는 줄이되 부유층을 상대하는 자산관리형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올 들어 도곡동ㆍ서초동ㆍ압구정동ㆍ청담동 등 강남지역에만 네 개의 PB형 점포를 새로 개설했으나 일반 점포 한 개를 줄였다. PB형 점포는 금융자산 10억 이상 자산가들이 주요 고객이다.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돈이 안 되는 점포는 과감히 폐점하고 우량 고객 위주의 점포를 집중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증권사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것은 증시가 급등한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렸으나 올 들어 증시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하는 적자 점포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증권사의 관계자는 “역세권 점포라도 하루에 내방객이 10명이 안 되는 곳도 수두룩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