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다발성 호재… 美증시 충격 벗어나

■ 뉴욕증시 급등재정지원등 긴급처방 약발 美수출 의존도 높은 亞증시 뉴욕 증시가 9ㆍ11 테러 대참사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을 헤치고 나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금리인하에 따른 '그린스펀 랠리'에 이어 3일 경기부양책 제시에 의한 '부시 랠리'가 이어져 다우존스 지수는 9,000포인트, 나스닥 지수는 1,500포인트를 회복했다. 그러나 추가 테러 위험과 전쟁 발발에 따른 두려움이 상존하고 정보통신(IT) 회사의 수익이 저조해 지속적인 상승에 한계를 드러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 다발성 호재로 급등한 미증시 3일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173포인트(1.9%) 오르고 나스닥 지수는 88포인트(5.9%) 급등했다. 나스닥 지수의 급등은 그동안 저점 통과에 대한 기대에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시스템스 회장이 "이번 분기(8~10월) 경영실적이 뉴욕 월가의 기대치를 만족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른바 '시스코 효과'는 IT 산업의 소재인 반도체주 폭등을 유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이날 9.6% 폭등했다. 뉴욕 증시 회복의 원동력은 테러 대참사로 위기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정책과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재정 정책이 하루 건너 발표되고 있는 데 힘입은 것이다. 중앙은행이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인하하고 연방정부와 의회가 재정적자를 감수하며 재정 지원을 하는 등 긴급처방에 나서자 뉴욕 증시가 테러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테러 공격으로 위축된 미국 경제의 잠재력이 살아나고 있고 경기 침체의 위험이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구매자관리협회(NAPM)가 발표한 비제조업(서비스업) 지수는 참사 직후인 9월 50.2로 8월의 45.5보다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ㆍ항공ㆍ여행ㆍ소매 등 서비스 산업에서 테러 공격으로 일제히 매출 감소를 겪는 가운데 이 지수의 정확도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예상보다 서비스업의 피해가 작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했다. 급격한 위축이 예상됐던 9월 자동차 판매 대수가 제너럴 모터스(GM)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9%, 포드는 9.6% 하락에 그쳤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신차 구매자에게 무이자 할부 판매를 적용하면서 판매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밝힌다. 게다가 참사 직후 배럴당 3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가 21달러대로 떨어지면서 소비자 신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소매업체의 주식이 상승세를 보였다. ◆ 아시아증시, 미국발 훈풍에 급등세 4일 아시아 증시는 미국발(發) 훈풍을 타고 대부분의 증시가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시장, 특히 테러 대참사 이후 뉴욕증시의 패턴을 따라가는 그동안의 양상이 재차 재현된 셈이다. 현재 아시아증시를 바라보는 전망은 크게 두 가지로 엇갈리고 있다. 하나는 미 테러 대참사가 아시아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불확실성의 확산으로 더욱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점이다. 전자의 경우는 미국 테러 대참사 이후 아시아 주식시장이 예상만큼 요동을 치지 않았다는 점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실제 테러 대참사 이후 미국과 유럽의 펀드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돈을 빼내 채권 및 채권형 펀드로 자금을 이동시켰지만 아시아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자금흐름을 보였으며 지역적인 사정으로 테러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테러 사태 이후 미국의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아시아 기업들의 수출이 불투명해졌다는 점, 재정 및 통화정책 불안 그리고 일본의 경제개혁 지연 등으로 인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악재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정치ㆍ경제적인 불확실성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뉴욕=김인영특파원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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