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영강의노트] IT+BT 만나면 '꿈의세상'

강세호 (유니텔 사장) >>관련기사 지난 10여 년 동안 미국의 경기호황을 구가하게 했던 핵심동인으로 신경제, 또는 디지털 경제를 말한다. 디지털 경제의 근간이 정보기술(IT)의 활용이라고 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최근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가 경기불황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경기불황의 주범이 바로 디지털경제를 이끌어온 IT산업의 침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왜 IT산업의 침체가 불황을 가져온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IT분야의 과잉투자와 과잉설비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과잉현상을 초래한 요인은 통신 버블, 닷컴 버블, 모바일 전화 버블, 인터넷경쟁 버블의 네 가지 버블 현상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버블은 IT기업의 경영실적을 악화시키고, 기업투자의 감소를 유발한다. 이어서 구조조정으로 인원을 감축하고, 긴축경영을 통한 소비정체로 타 사업의 실적까지도 영향을 주며, 주식시장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IT 경기의 침체로 인해 성급한 사람들은 IT의 세상이 끝나고 다음 세대에는 BT가 주도할 것이라고 예측을 한다. 다음 세대 BT는 어떤 형태로 IT와 연계하여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 갈 것인가를 이해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지놈 연구의 활성화로 인체의 신비가 차츰 벗겨지면서 사람의 평균수명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하고, 지금까지 불치의 병으로 알려지고 있는 암이나 고혈압, 당뇨, 에이즈와 같은 병의 원인이 밝혀져 치유가 가능하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세상이다. BT의 모습을 말할 때는 거의 인간 유전자의 근원이라고 일컬어지는 ‘지놈’의 동의어로 말한다. 하지만 IT와 BT의 결합이라고 하는 측면은 반드시 지놈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무질서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기술의 발달은 놀라울 정도로 그 방향이 많은 부분, 인체의 기능 또는 그것과 연계되어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불의 발명은 인체를 지탱하는 에너지원” 을 설명하고 있고, “컴퓨터는 사람의 두뇌”, “전화는 사람의 입과 귀”, “비디오카메라는 사람의 눈”, “인터넷은 사람의 신경계통”, “로봇은 사람의 팔과 다리”, “길이나 고속도로는 인체의 혈관” 등으로 각각 연결시킬 수 있다. 마치 기술발전의 방향이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 는 전제 하에 ‘신의 영역에의 도전’으로 정의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그것은 “복잡하게 산재해 있는 사람의 생명현상을 분석하고 그것을 생활가운데 응용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 것” 으로 정의할 수 있다. IT와 BT 융합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활기술(Living Technology; LT) 로 표현할 수 있다. 생활도구가 인간의 삶 속에 완전히 접목되어 사람이 기술과 도구를 인식하지 않고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꿈의 사회를 건설하는 핵심 기술로 등장한다. 새롭게 정의되는 생활기술, 즉 LT는 몇 가지 계층으로 구성된다. 먼저 다양한 생활정보를 하나로 연결해주는 바이오커넥티버티(BioConnectivity) 계층이다. 이 계층 구조는 정보를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초고속 대형 서버와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서버에 연결할 수 있는 ‘입는 컴퓨터’, ‘지능형 컴퓨터’와 같은 편리한 클라이언트 장비,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유무선 복합 네트워크 기술로 이루어진다. 생활기술의 두 번째 계층 구조는 바이오디바이스(BioDevice) 계층이다. 이 계층에서는 팔, 다리, 근육의 움직임 등과 같은 생물학적 활동기능과 생물활동에 필요한 시각, 청각, 미각, 촉각, 후각 등의 감지기능을 대신하는 생체소자 기술이 포함된다. 세 번째 계층구조는 바이오인포메틱스(BioInformatics) 계층이다. 이 계층에서는 방대한 양의 생물학적 물질이나 기능, 그리고 각종 질병 및 치료법 등과 같은 생체의료정보를 표시하는 생물기능정보, 그리고 사람의 다양한 행동양식을 나타내는 생활환경정보, 그리고 이들 정보 사이를 연결시키는 감성정보로 구성된다. 생활기술의 마지막 계층은 막대한 양의 바이오인포메틱스를 활용하여 건강과 생명, 복지, 환경 등 생활전반에 활용하는 새로운 BioService 계층이다. 암이나 에이즈, 백혈병, 당뇨와 같은 고질적인 불치병을 치료하는 의약품과 치료법의 개발, 오염된 환경에서도 인체를 보존하는 환경기술, 쉽게 생활에 필요한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바이오서비스, 나이에 관계없이 사람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여가활용 및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그리고 사람을 대신해서 불편한 일을 대행하는 각종 로봇 서비스 등 그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IT와 BT가 융합하여 생활기술의 형태로 성숙되는 시점이 오면 사회의 모습이나 행태가 많이 바뀌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접속률이 세계적이라고 자랑하지만, 아직은 오락, 게임, 사이버 증권 등에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기술, LT 시대에 이르러서는 인간의 복지, 건강 등 삶의 질 향상에 많은 노력을 경주하게 된다. LT는 제약산업, 병원산업 등 기존의 생의학 관련 산업이 발전함과 동시에 다양한 서비스 산업을 파생시킬 것이다. IT가 주도해 온 디지털 사회의 모습은 BT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LT의 모습으로 진화하면서 버블현상으로 인해 한계에 머무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는 IT 시장의 영역을 응용 중심의 창조적 서비스 시장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