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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안심전환대출을 20조원 추가로 판매하되 한 주간 신청분으로 제한한 것은 대부분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주택금융공사의 추가적인 자본금 확대 없이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 20조원이 상한선인 점도 반영됐다. 당국은 총 40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앞으로는 서민층을 중심으로 맞춤형 지원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20조원이면 충분, 추가로 늘릴 여력 없다=금융당국은 현재 주택금융공사의 여건을 고려할 때 20조원이 지원할 수 있는 최대 한도라고 설명했다. 추가 출자 없이는 안심전환대출을 무한정 확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안심전환대출이 20조원 추가로 공급될 경우 주택금융공사의 유동화 보증배수가 현재 35배 수준에서 일시적으로 40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게 불가피하다"면서 "향후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의 상환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보증배수가 재차 감소하겠지만 자기자본 규모와 계획돼 있는 출자 등을 고려하면 20조원이 현 시점에서 관리 가능한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20조원을 추가로 지원하면 시장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반영됐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294조원 중 안심전환대출 대상이 되는 변동금리·원금 만기일시상환 대출은 255조원 수준이다. 여기에 △대출 1년 경과 △주택가격 9억원 이하 △대출금 5억원 이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 이하 등 세부 조건을 반영하면 실제 대상은 112조원 수중으로 줄어든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더라도 원금을 분할상환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면서 "이번 한도 확대분을 포함해 총 40조원이면 실제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조원 초과시 저소득층 우선 배려=1차 판매와 달라진 것은 일단 3월30일부터 오는 4월3일까지 5영업일간 일괄 신청을 받는다는 점이다. 이 기간 신청금액이 20조원에 미달할 경우 모든 신청자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 반면 20조원을 웃돌 경우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낮은 순부터 대출전환이 이뤄진다. 김 국장은 "부부합산 문제나 신고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소득보다는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최대한 저소득층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 확대 불가, 서민 맞춤형 지원 강화하겠다=당초 안심전환대출 대상자를 두고 역차별 논란이 일자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불가능하고 결론을 내렸다. 제2금융권 대출자의 경우 원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데다 금융사별로 금리나 담보 여력, 대출구조 등이 복잡해 통일된 전환상품을 내놓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대신 서민층과 기존의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정책을 강화해 역차별 불만을 줄일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2금융권을 이용하는 서민층이나 이미 정부 정책에 따라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불만이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2금융권에 대해서는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 등 저금리 구조 상품의 지원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기존의 고정금리 대출자의 경우 다른 정책 모기지 상품을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