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대기 자금으로 인식되는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일주일 사이에 10조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이에 따라 증시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바닥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유출액 중 상당 부분이 채권자금 회수용으로 쓰여 이 자금을 증시부양 자금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2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MMF 총 잔액은 64조원으로 1주일 전에 비해 9조8,000억원이 급감했다. 9월 들어 11조2,00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MMF에서 월평균 5억~6억원가량이 유출입되는 것에 비춰보면 비교적 많은 양이 빠진 셈이다.
투자대기 자금으로 해석되는 MMF에서 대규모 자금유출이 발생함에 따라 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혜준 대우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안정세를 나타내면서 최근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며 “MMF에서 나온 자금이 펀드나 주식 쪽으로 흘러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록 많은 자금이 빠졌지만 이 자금 모두를 증시부양 자금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출액 중 상당 부분은 정부가 채권자금 회수용으로 쓰기 위해 빼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9~10일 이틀 간 몰려 있던 만기도래 채권만 해도 18조7,000억원으로 정부는 채권자금의 급격한 이탈을 막기 위해 20조원가량의 자금을 시장에 뿌렸다”며 “이중 상당량이 MMF에서 단기적으로 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고려할 때 MMF 유출액을 증시부양용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