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차익 세금…활성화 걸림돌제 3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이름만 '시장'일뿐 가격결정 능력이 없다는데 있다.
투자자들은 "오전에 1만원이던 상품(종목)이 오후에 1,000원에 거래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어떤 사람이 마음놓고 거래를 하겠는가"라고 불만을 토로한다.
매매방식이 코스닥시장의 경쟁매매가 아닌 상대매매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00원에 팔자와 1만원에 사자 주문이 들어와도 체결되지 않는다.
매수와 매도자의 수량과 가격이 일치해야만 체결이 이뤄진다. 동일 종목의 가격이 순차적으로 올랐다 내렸다 하는 게 아니라 갑자기 통정매매에 의해 가격이 급변하기 일쑤다.
여기다 3시장 기업들도 변변한 공시담당자를 두고 있지 않은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불성실 공시에 대한 이렇다 할 제재도 없어 투자자는 적시에 기업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
이러다 보니 하나둘 투자자가 떠나 거래자체가 힘들고 좀 괜찮다 싶은 장외기업들은 제 3시장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이미지실추로 이어진다며 아예 코스닥행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코스닥을 향한 전초기지로 기대되며 3시장이 개설됐지만 오히려 3시장이 코스닥행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 등록심사시 지방벤처기업처럼 3시장 기업을 우선적으로 심사할 수 있도로 하는 등 코스닥 등록시에 인센티브를 줘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이 일고있다.
제 3시장 제도와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증권업협회와 코스닥증권은 최근 안전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 코스닥시장처럼 하루 가격제한폭이라도 만들려 했지만 금감원의 저지로 무산됐다.
금감원ㆍ재경부 등 당국의 입장은 한마디로 제 3시장은 '시장"이 아닌데 시장 흉내를 내려하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시장처럼 경쟁매매를 도입하면 코스닥시장과 사실상 다를게 없는데 제 2의 코스닥시장을 만들 필요가 있냐는 입장이다.
여기다 조만간 거래소 코스닥 선물거래소 등을 시장을 통합하는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쬐끄만' 3시장을 손질해서 뭐하겠냐는 생각이 짙게 깔려있다.
결국 시장으로 생각하지 않는 당국과 시장으로 인정해달라는 업계나 시장관리자의 의견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한 제 3시장은 파행국면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당국은 게다가 장외시장이니까 증권거래세외에 매매차익의 10~20%를 양도세로 내도록 하고 있다. 현재 코스닥시장은 증권거래세만 내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양도이익이 생기면 세금을 내는 것은 좋다"며 "하지만 최소한 투자자들이 믿고 들어올 수 있도록 정상적인 매매체결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는 "당국의 입장은 아무런 투자자보호 없이 울타리만 쳐놓고 거래만 감시하겠다는 심산"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상대매매의 구조적 한계 내에서 최우선호가 제도를 도입해 터무니없는 매매체결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우선호가제도는 가장 싸게 팔겠다는 주문과 가장 비싸게 사겠다는 주문을 서로 체결시켜주는 것을 말한다.
현재 매매시스템은 5,000원의 사자와 1,000원의 팔자가 있어도 체결되지 않는 기형적 구조를 갖고있다.
이병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