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李대통령-손학규 회담 이후, 여야 힘겨루기 돌입 예고 "정국험로"

"정국험로" 한미FTA 비준등 놓고 책임공방 뜨거울듯… 공기업 민영화등 개혁입법 차질 빚을수도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20일 청와대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대통령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손 대표, 이기우 민주당 대표비서실장, 차영 민주당 대변인,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박재완 청와대 정무수석. /손용석기자

20일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은 난마처럼 얽힌 정국을 푸는 데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정국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18대 국회를 앞둔 여야 간 힘겨루기의 전초전으로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는 비판과 함께 영수회담 무용론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영수회담이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함에 따라 일단 오는 29일 임기가 끝나는 17대 국회가 막판까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여야 간 입장차이가 현격한 ‘쇠고기 파문’에 발목이 잡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17대 국회 임기 내 비준이 어렵다. 이렇게 되면 그 책임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과반의석 확보로 여당의 일방독주가 예상되는 18대 국회의 정국 전망도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18대 국회에서 경색정국이 풀리지 않을 경우 여야 간 대립과 반목이 이어져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정운영에 대한 야당의 원만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여당은 의석수의 ‘힘’을 앞세워 각종 개혁법안의 국회 처리를 강행할 것이다. 반면 야당은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하는 악순환이 계속돼 여야 간 대치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가 본격 추진할 공기업 민영화를 비롯한 개혁 프로그램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청사진으로 제시한 ‘국민화합’도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정치권의 갈등은 세대ㆍ계층ㆍ지역 간 갈등의 골을 더욱 깊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영수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비록 이 대통령과 손 대표가 가장 큰 현안인 한미 FTA의 국회 비준에는 의견을 달리했지만 회담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한 뒤 앞으로 여야 상생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꽉 막힌 정국을 풀 정치력 복원의 단초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간 회담이 번번이 서로에게 앙금만 남긴 채 오히려 갈등의 요인이 된 후 사실상 중단됐던 영수회담이 복원돼 여야 영수 간 대화채널이 확보된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성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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