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경기지표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특히 6개월 뒤의 경기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이는 연말부터 본격적인 경기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정부 전망과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체감경기와 지표경기와의 괴리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전망조사`에 따르면 소비자평가지수(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와 생활형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나타내는 지수)는 62.1로 6월의 62.7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지난 1998년11월 통계청이 관련통계를 작성한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평가지수가 100을 밑돌면 현재의 경기를 6개월 전보다 더 나쁘게 보는 가구가 많다는 뜻이다. 경기에 대한 평가지수는 47.4로 6월의 48.9보다 낮아졌고 생활형편에 대한 평가지수는 76.7로 지난 6월의 76.6과 비슷했다.
6개월 뒤 경기ㆍ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 역시 90.8로 전월(91.7)보다 떨어져 하반기 경기회복은 물론 내년 초 전망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기대지수는 6월의 85.5에서 84로 떨어졌으나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지수는 96.6으로 6월의 95.7보다 상승했다.
소득대별 소비자기대지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월소득 250만~299만원과 300만원 이상은 각각 93.3과 98.1로 전월보다 각각 2.1, 0.7 상승한 반면 250만원 이하 소득구간에서는 감소해 저소득층의 경기체감이 더 부정적이었다. 연령대별로는 경제활동참여가 가장 활발한 30~50대가 더 부정적이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산업활동 지표가 일부 호조를 보였으나 지난해 워낙 악화된 데 따른 상대적 반등이다”며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소비자들이 느끼는 시점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