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EO/LG-EDS 김범수사장] 대연각화재때 자료잃고 전산화 절감

당시 호남정유는 대연각 호텔 몇개층을 빌려 본사로 쓰고 있었다. 대연각에 도착했지만 생지옥 같은 연기속에서 창틀에 앉아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떨어져 죽어가는 생명들을 보며 안타까와할 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모든 것이 다 재가 됐다. 금고안에 두었던 현금은 물론 수금해야 할 각종 외상장부부터 인사자료까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金사장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이 자료를 복구하면서 컴퓨터 활용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디스크로 백업만 했어도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는 뒤늦은 후회가 남았던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 입사한지 2년째인 지난 67년. 당시는 「컴퓨터」라는 용어조차 제대로 이해하는 일반인이 거의 없었다.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도입 사례가 전무하던 시절이었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유한양행에서 기획 업무를 하고 있을 때 전산적합자를 선발하는 사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게 컴퓨터와의 첫 인연이었다. 그 때는 金사장도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지금 金사장은 많은 시간을 컴퓨터와 함께 보낸다. 출근과 함께 사내 전자우편을 통해 결재할 뿐더러 각종 서류를 검토하고, 승진자·포상자에 대한 축하도 전자우편으로 보낸다. 그는 또한 임직원들의 고충이나 신세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여과없이 수렴할 수 있도록 전자우편안에 「SPEAK-UP」 제도를 마련해 놓았다. 제시된 의견에 대해서는 반드시 답신을 보낸다. 업무 구상을 위해 필요한 자료는 자체 개발한 경영자 정보시스템(EIS)과 인사·재경 시스템 등 각종 사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퇴근 이후에도 사원에서 부장에 이르기까지 직급을 막론하고 저녁식사를 겸한 그룹 미팅을 갖고 애로사항과 의견을 교환한다. 문병도기자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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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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