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새로 쓰는 경제백서] <13> 자동차


일만배(一萬倍). 반세기 동안 자동차산업이 거둔 기록이다. 연간 600대 남짓하던 생산능력이 오늘날 600만대를 바라보고 있으니까. 규모뿐 아니다. 품질도 좋아졌다. 50년 전 서울경제신문 경제백서 시리즈의 ‘시발택시’편에는 탄식조의 문장이 가득하다. ‘철판을 두드려 맞추는 식의 초라한 수준’ ‘발전은커녕 퇴조를 거듭하고 있다’.


조악한 품질의 자동차는 ‘시발’. 이름 속에 최초라는 뜻을 갖고 있는 시발자동차는 지난 1955년 미군이 버린 드럼통을 두들겨 펴가며 자재를 조달해 생산한 지프형 승용차. 품질은 떨어졌어도 자동차산업을 육성하려던 자유당 정권의 특혜로 연산 2,000대까지 늘어났던 생산량이 특혜 중단과 관리 부실, 신형 베이비웨곤 시판으로 400대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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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으로 떨어졌던 자동차산업은 외국산 면허생산을 거쳐 1973년 고유모델인 포니승용차가 개발되고 1976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출 길이 열리며 비약적 성장 가도를 달려 왔다. 최근에는 GMㆍ도요타 등 초대형 메이커들의 부진 속에서 한국차의 성장은 더욱 탄력 받는 분위기다. 당당 세계 5위.

눈부신 압축성장에도 자동차산업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국내에서 비싸게 팔아 수출시장에서는 저가공세를 펴는 구습도 남은 마당에 외제차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독일과 일본처럼 자동차산업이 지속적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작동할 수 있을까. 부족한 2%를 채우는 일, 글로벌 브랜드 개발과 품질 고급화에 달렸다. /양승희 대학생 인턴기자(이화여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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