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음주로 지친 간 최소 이틀은 쉬게 해야

송년회 시즌… 건강 챙겨가며 술자리를<br>천천히 마시되 공복엔 금물 당뇨·치질환자등 악화 주의<br>음주후 운동·사우나 피하고 자기전 포도당 섭취땐 도움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에는 요령껏 술을 먹는 센스가 필요하다. 가능한 천천히 자신의 주량에 맞게 마시고 당뇨ㆍ치질ㆍ관절염 환자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직장인 최성식(45ㆍ가명)씨는 연말연시가 두렵다. 지난해 말 이곳 저곳 술자리에 참석해 분위기에 휩쓸려 과음하다가 급성위염에 걸려 고생한 경험이 생생히 떠올랐다. 최씨는 최대한 술자리를 줄여보려고 하고 있지만 모임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이 또한 쉽지 않다. 본격적인 송년회 시즌이 다가왔다. 주당들에게는 더없이 즐거운 시간이지만 술을 못하는 사람에게는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남들 다 가는 술자리에 빠질 수는 없는 일. 피할 수 없다면 요령 있게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술자리 횟수가 많아지는 만큼 연말ㆍ연초에는 자신의 주량을 꼭 지키며 최소 2~3일의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공복음주는 금물, 2~3일 휴식기간 지켜야=연말 음주에 앞서 일단 과음이 몸에 어떻게 유해한지 구체적으로 알아두는 것도 절주에 도움이 된다. 적당한 술은 기분전환과 함께 긴장과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뿐만 아니라 소화촉진, 불안감이나 우울증 감소 등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치면 위와 소장을 통해 흡수된 알코올이 혈관을 타고 전신을 돌아다니며 건강을 위협한다. 최다혜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알코올로 간이 손상되면 처음에는 단순한 지방간으로 나타나지만 과음이 계속될 경우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경변으로 진행되기까지 한다"며 "잦은 음주에 따른 알코올은 신경억제제로 뇌의 기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고혈압ㆍ치매ㆍ중풍ㆍ심장병ㆍ발기부전ㆍ불임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개인마다 해독능력의 차이가 있으나 대개 술을 먹고 얼굴이 쉽게 빨개지는 사람은 해독능력이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전문의들은 1일 적정 음주량의 경우 성인 남성은 알코올 2단위, 여성은 1단위, 노인은 0.5단위로 본다. 알코올 1단위는 알코올 12g으로 소주 1잔(50㏄), 와인 1잔(100㏄), 맥주 1잔 또는 1캔(320㏄), 위스키 1잔(30㏄), 막걸리 1대접(200㏄)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이 기준으로 1일 5단위 이상 술을 마실 경우 폭음으로 본다. 즉 남자의 경우 소주 5잔만 넘겨도 과음을 하게 되는 셈이다. 한번 음주를 하면 간 기능이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2~3일 동안은 음주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 흡수속도가 빨라지고 위점막을 자극해 위염이나 위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식사를 할 시간이 없다면 우유ㆍ치즈ㆍ달걀ㆍ생선ㆍ고기 등 고단백 음식을 함께 먹어 알코올 흡수 속도를 늦추고 위장에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술은 되도록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소주 한 병을 30분 동안 마시는 것이 소주 두 병을 2시간 동안 마시는 것보다 더 해롭다는 뜻이다. 특히 여러 종류 술을 섞어 먹는 '폭탄주'는 각종 화학 첨가물들이 서로 반응해 두통 등 숙취를 더욱 심하게 할 수 있다. 두 종류 이상의 술을 마시게 될 경우 약한 것부터 시작해 점차 독한 술로 옮겨가는 것이 좋다. ◇당뇨ㆍ치질ㆍ관절염 환자 과음주의해야=당뇨ㆍ치질ㆍ관절염 등의 지병이 있는 환자들은 연말 음주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관절염 환자는 소주 한 병 이상을 마실 경우 65%가 관절에 통증과 함께 부종이 생기고 28%는 아파서 걷기조차 힘들게 된다. 알코올 분해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관절로 가는 피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한자리에 오래 앉아 술을 많이 마시면 내장 혈관이 확장되고 피가 모이게 되며 항문 부위 정맥에도 피가 고여 치질이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알코올이 간에 있는 포도당을 분해하기 때문에 당뇨환자의 경우 자칫 저혈당 증세를 보일 수 있으므로 음주시 반드시 먼저 식사를 해둬야 한다. 술 마시기 전에 사탕을 2~3개 미리 먹어두는 것도 좋다. 술자리에서는 특히 담배를 자제해야 한다. 최 교수는 "음주 중 흡연은 연탄가스를 들이마시는 것과 같이 몸에 해롭다"며 "음주시에는 간의 산소 요구량이 늘어나는데 담배를 피우면 인체의 산소결핍증이 유발되고 뇌의 중독 관련 부위가 자극돼 술을 더 마시게 된다"고 말했다. 술은 몸의 해독기능을 약하게 만들어 니코틴 외에도 담배에 포함된 각종 유해물질ㆍ발암물질이 몸에 잘 침투되기 때문에 구강암ㆍ식도암ㆍ후두암 등에 걸릴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술을 마신 직후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은 심장발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탈수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음주 직후 사우나는 금물이며 커피 또한 이뇨작용이 있어 탈수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해롭다. 흔히 음주 이후에는 몸에 열이 올라 찬바람을 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음주 직후에는 피부혈관이 확장되고 오히려 체온이 떨어지는 만큼 찬바람을 쐬면 면역력이 약해져 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만큼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잠자기 전에 포도당이 많이 함유된 죽이나 누룽지 등을 먹어두면 다음날 숙취가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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