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총재 "올 물가 4%까지 오를수도"
"올 5%대 성장유지땐 콜금리 안내릴것"
박승 한은 총재가 3일(현지시각)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초청 강연회에서 ‘한국경제의 위기와 기회’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월가 투자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는 올해 5%대의 경제 성장률을 유지할 경우 콜금리 인하 등 긴축 통화정책을 통한 인위적인 내수경기 부양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4일 “올해 물가상승률목표를 2.5~3.5%로 설정했지만 세계적인 고유가 현상이 이어지면 물가상승률이 4%대에 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5%대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콜금리인하 등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책은 쓰지 않겠다 ”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날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초청강연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하반기 한국경제는 수출성장률이 둔화되는 반면 내수경기는 본격적인 회복국면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는 만큼 5%대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유가 등 원자재가격오름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올해 소비자물가는 4%까지 오를 수 있다”며 “고유가로 인한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통화긴축정책을 펴는 것은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 총재는 하반기 한국경제전망에 대해 “상반기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수출부문의 성장률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용회복과 신용카드 부실해소 등 소비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 많아 내수 소비 회복으로 5%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가계부실과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했던 신용카드 문제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박 총재는 “지난해 카드사들은 2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금융부실의 장본인이었지만 올들어 2분기부터 유동성 문제가 해결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은행운영 카드사는 물론 기존 부실 카드사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개성공단 조성 효과와 남북한 화폐 통합 등 통일에 대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서정명특파원 vicsjm@sed.co.kr
입력시간 : 2004-06-04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