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STX팬오션 결국 법정관리] 조선 중심 재편… 그룹 해체 가속화

■ STX 구조조정 어떻게<br>최악땐 그룹전체 법정관리 갈수도

STX그룹의 핵심계열사인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STX그룹의 해체는 더욱 현실화하고 있다. 기존의 조선·해양·에너지·건설 등 4개 분야에서 조선 중심의 슬림화된 그룹 체제로 전환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얘기다. 더욱이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의 구조조정 리더십이 상실되면서 그룹 전체가 워크아웃이나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STX팬오션은 그동안 STX조선과 함께 그룹의 양대 주력 계열사였다. STX팬오션이 STX조선과 함께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무려 70%에 달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해운시황이 좋았을 땐 그룹의 대표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유동성 위기 몰렸던 STX그룹이 지난해 5월 산은과 재무구조 약정을 체결하고 가장 먼저 매각을 추진했던 알짜 회사도 바로 STX팬오션이다.


이 때문에 STX팬오션의 법정관리행은 그룹 해체의 본격화라는 상징성을 띤다.

현재 그룹 지주회사인 ㈜STX와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ㆍSTX엔진ㆍSTX중공업은 채권단 자율협약이 체결됐고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포스텍도 자율협약을 신청한 상황이다. 그룹 전체 계열사 24곳 중 주요 계열사 2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5곳이 채권단 자율협약의 우산 아래 들어갔거나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구도가 됐다. 여기에 더해 STX에너지와 해외 계열사인 STX프랑스ㆍSTX핀란드ㆍSTX다롄조선 역시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STX팬오션의 그룹 분리는 지난해 매각 추진 단계부터 예상됐던 일이기는 하지만 법정관리 신청으로 STX그룹의 해체는 더욱 가속화하게 됐다. 법원이 법정관리를 개시하면 대주주 감자와 법정관리인 파견 등으로 자연스럽게 그룹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수순을 밟게 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채권단은 이번 법정관리가 그룹의 구조조정에 직접적인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류희경 산은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고 해서 다른 계열사의 구조조정에 차질이 생긴다고 얘기할 수 없다"며 "계열사 간 지급보증도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채권단의 논리일 뿐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산은이 STX팬오션을 처리한 방식에 대해 신뢰 상실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우증권ㆍ대우조선ㆍ금호생명ㆍ대우건설 등 산은이 인수의사를 표명해놓고 인수하지 않은 사례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법정관리 신청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은 차갑기만 하다. 이는 다시 극적 회생을 바라고 채권단 자율협약 절차를 밟는 포스텍·㈜STX 등 지주사와 조선해양·중공업·엔진 등 다른 계열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소지가 다분하다.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조선해양을 비롯한 이들 4개 회사도 실사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팬오션과 마찬가지로 자율협약을 깨고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민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