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관광산업 제대로 키우려면


관광은 대표적인 서비스 수출산업이다.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에 열정을 보인다는 의미에서 전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입었던 빨간색 옷을 연이어 입고 나왔다. 이 빨간 옷을 '투자활성화복'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는데 이 자리에서 빨간색의 의미는 박 대통령이 관광을 주요 수출산업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날 이후 며칠간 여행사ㆍ호텔ㆍ카지노ㆍ면세점 주가는 빨간색으로 화답했다.

외국인관광객의 지출 수출과 같아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주로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해소를 위한 규제완화나 제도선에 관한 것이다. 복수비자 발급이나 비자발급 대상요건 완화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획기적인 조치이다. 복합리조트에 외국투자유치나 전시컨벤션(MICE) 업종의 수출금융제도까지 도입한다면 2,000만 외국인 관광시대를 수년 내에 맞이할 수 있다. 관광경찰과 호텔부가세 사후환급제도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순기능 역할을 할 것이다. 이번 제도개선은 업계ㆍ학계ㆍ지자체ㆍ외국인 관광객의 의견을 수렴한 제안들이라 실행성이 높아 보인다.


또 이 자리에는 고부가가치 융복합 관광사업인 MICEㆍ의료관광ㆍ크루즈관광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이 세 가지 관광산업은 성장잠재력이 아주 높은 분야이지만 우리의 경쟁력은 그리 높지 않다. 의료기술과 국력을 감안해볼 때 의료관광이나 MICE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단기간에 성과를 나타낼 수 있지만 크루즈는 장기적이고 거액의 투자가 요구된다. 그러나 정보기술(IT)이 수출 선도산업이 된 것처럼 이 세 분야는 관광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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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은 대체로 수도권 중심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상대적으로 지방관광의 활성화 방안은 적은 편이다. 그러나 몇 가지 희망적인 전략이 눈에 띈다. 지방관광을 진흥시키기에 꼭 필요한 지방공항의 중국ㆍ일본 노선확충은 상당히 고무적인 방안이다. 현재 외국인의 82%가 서울을 방문하기 때문에 숙박ㆍ교통ㆍ음식서비스 등에서 혼잡에 의한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다. 서울집중으로는 관광수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대구ㆍ무안ㆍ양양공항 등에 중저가 항공노선을 개설하는 것은 지역관광 수출에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다.

산업육성 위한 관계기관 협조 절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처럼 택시비ㆍ숙박비용ㆍ음식ㆍ관광가이드ㆍ치안 등 분야별 관광환경서비스에 불만이 생기면 전체 한국관광 수출에 장애가 된다. 이런 디테일에 하자가 없고 또 친절해야 더 많은 관광수출을 바라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구체적인 제도개선이나 발전방안들이 많이 나와서 관광활성화와 전략수립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하면서 이들 제안의 이행여부를 모니터링 해달라고 관계 장관들에게 요청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발표된 불편해소를 위한 제도개선과 전략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뿐만 아니라 법무부ㆍ해양수산부ㆍ복지부 등 12개 부처와의 협업이 절대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느끼는 디테일한 관광서비스와 제도개선에 따라 만족도가 결정되고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형성돼 앞으로 관광이 수출효자 노릇을 할 수 있는가가 결정된다. 관광이 이들 부처 간의 칸막이를 걷어내는 대표적인 협업의 모델이 되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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