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16일 현대강관 주식을 매입키로 결정하면서 현대자동차 소그룹의 계열분리작업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기아차의 현대강관 지분 인수는 자동차 소그룹 분리의 사전작업으로 받아들여진다. 독자적으로 계열분리를 추진해 온 인천제철과 현대강관은 일단 자동차 소그룹에 편입된후 다시 분리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이에 따라 자동차 소그룹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정공, 현대캐피탈, 인천제철, 현대강관 등 6개기업이 포함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그룹분리계획에 따른 계열사 및 대주주간 지분정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대는 이달말까지 계열분리의 마지막 문제로 남아 있는 지분정리 작업을 끝내고 다음달중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계열분리 작업 얼마나 진행됐나=현대차는 정몽구(鄭夢九)회장의 안정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鄭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정공을 통해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의 자동차 지분을 인수했다.
현대차 대주주인 현대정공의 경영권만 확보하면 자연스럽게 자동차 소그룹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정공은 최근 경영권 보호를 위해 현재 6%인 우리사주 지분율을 20%까지 끌어올리고 鄭회장(6.3%), 인천제철(16.5%) 등 대주주의 지분율도 현재 23%선에서 30%까지 높이기로 했다.
지난달말 현대정공 발행주식 10%를 인수한 기아차도 이달중 인천제철이 매각한 현대정공 지분 0.56%만큼을 인수할 예정이다.
◇비계열사 지분 정리가 최대 관건=계열사에서 분리되려면 동일인 및 계열사 지분이 3%미만이어야 한다.
현대중공업이 가진 현대차(6.77%)와 현대건설(2.14%)의 지분, 현대차가 가지고 있는 고려산업개발(22.67%)과 현대종합상사(5.99%) 지분을 정리하는 문제가 걸림돌이다.
현대건설은 자동차 지분을 현대정공 등 자동차 소그룹으로 넘기고 중공업 보유지분만 3%이하로 유지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가지고 있는 고려산업개발과 현대종합상사,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건설에 넘기는 대신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 계열사 지분을 현대차나 현대정공이 인수하는 「바터제」 방안이 유력하다.
◇인천제철과 현대강관의 분리는=양사는 그동안 자동차 소그룹 분리와는 별도로 현대로부터의 계열분리를 추진했으나 일단 자동차 소그룹과 함께 6월말까지 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후 다시 독자 분리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강관의 대주주인 현대건설(8.77%)과 현대중공업(7.04%)이 보유 지분중 일부를 기아차에 매각키로 한 것은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인천제철도 일단 자동차 소그룹에 편입된 후 다시 분리를 추진할 전망이다. 인천제철 관계자는 『증시침체로 기아차, 현대정공, 현대강관 등에 대한 지분을 정리하지 못해 아직까지 계열분리를 위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계열분리를 추진한다는 기본방침에 변함이 없으나 공정위가 정몽구회장을 비롯한 개인 대주주 및 현대 계열사들이 대주주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성주기자SJYON@SED.CO.KR
정문재기자TIMOTHY@SED.CO.KR
입력시간 2000/05/1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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