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루브리컨츠(이하 SK루브리)의 상장 기대감에 급락장에서도 모처럼 선방했다.
SK이노베이션은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0.31% 오른 16만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8일 16만8,500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약세를 보여 온 SK이노베이션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K루브리 상장으로 현금 유입이 기대되면서 장중 1.88% 오르는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의 강세는 자회사인 SK루브리가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지난 9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으로 SK이노베이션에 최소 1조원 이상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SK루브리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보수적으로 봐도 5조원 이상으로 SK이노베이션이 SK루브리에 대한 경영권을 유지할 정도의 구주매출이 이뤄져도 1조~2조원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미래 먹거리 사업에 본격 투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실적발표회에서 전기차 배터리, 중국 우한 나프타분해(NCC)공장 지분참여, 윤활기유 시설전환, 석유생산 등 미래 먹거리와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최대 정유회사 시노펙과 중국 우한에 80만톤 규모의 NCC 공장을 설립하는 프로젝트 지분참여(35%)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황으로 당장 이 부분에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고부가 제품인 파라자일엔(PX) 사업 강화를 위해 울산과 인천에 각각 연 100만톤, 130만톤 규모의 공장 증축ㆍ신축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자금 투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