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우리은행장은 7일 “금융권 2위는 신한은행이 아닌 우리은행”이라고 말했다. 황 행장의 이 발언은 금융권 2위를 놓고 신한은행에 선전 포고함과 동시에 하반기 영업 강화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행장은 이날 월례조회를 통해 “은행 규모에서 중요한 것은 여수신 규모인데 지난 8월 말 현재 우리은행의 신탁자산을 포함한 총 대출은 91조원으로 신한은행의 85조원보다 많고 평균잔액 기준 총예금도 85조5,000억원으로 신한은행의 81조7,000억원과 차이가 난다”며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 2위가 누군지 헷갈리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주회사 차원에서 봐도 우리금융지주(우리ㆍ경남ㆍ광주은행)의 은행 부문 자산이 신한금융지주(신한ㆍ제주은행)의 은행 부문 자산보다 20조원 많다”고 강조했다.
황 행장은 이어 “일부에서 은행간 경쟁이 과열이라고 하나 경쟁은 피할 수 없다”며 “경쟁체제가 되면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가 시장이 커지고 공급자는 비용절감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대응하며 성장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환은행과 LG카드 향방이 정해지면서 금융구조재편이 일단락된 듯하지만 사실은 이제부터 은행간의 사활을 건 생존경쟁이 시작된 셈”이라며 “신한은행이 10월 전산통합을 완료하고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큰 은행이 작은 은행을 잡아먹는 인수합병(M&A)이 아니라 효율적이고 튼튼한 조직이 비효율적이고 약한 조직을 인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많은 이익을 내는 체질을 갖추면 살아남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인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