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리인상 신중 기해야"

강봉균, 한은측 동결론 반박에 재차 포문<br>KDI도 "하반기 물가불안 우려없다" 가세<br>20일 권부총리-이총재 단독회동에 촉각


‘금리동결론’을 주장했다가 한국은행의 거센 반격을 받았던 강봉균(사진)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이 18일 재반격에 나섰다. 금리와 연결된 자신의 발언이 마찰의 기운을 더 키울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한은을 향해 또다시 공격의 포문을 연 것이다. 자연스럽게 20일로 예정된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성태 한은 총재간의 회동 내용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의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한은은 경기가 괜찮지만 물가 불안이 우려돼 금리인상을 통해 이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겠다고 하는데 최근 기업 투자심리나 소비심리를 보면 내수경기 회복을 그렇게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또 그는 “콜금리 조정 권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갖고 있고 정치권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기 어렵지만 한은과 금통위는 섬세하게 시장흐름을 관찰하면서 대응해야 한다”며 압박을 이어갔다. 강 의장은 특히 “최근 몇 년간 한은은 경기를 낙관했다가 나중에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경향이 적지않았다”며 “최근 민생경제를 보면 그렇게 낙관하다 실제 회복되든 안 되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가선 안 된다”며 한은의 경제전망 능력까지도 문제 삼았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강 의장이 원장으로 있던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 한은에 공격의 화살을 겨눴다. KDI는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현 정책금리 수준을 변경할 필요성은 크지 않고 향후 통화정책도 경기여건과 물가추이에 대응해 신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KDI는 “최근 경기상승 속도가 다소 조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물가는 아직 우려할 정도의 불안 조짐이 없다”며 물가 불안을 우려하는 한은을 꼬집었다. 강 의장과 KDI의 이 같은 시각은 이 총재가 최근 조찬강연에서 했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총재는 당시 “우리나라 국민 절대 다수가 성장에 경도된 경향이 있으며, 특히 정책에 영향이 있는 사람들이 그런 것 같다”며 여당을 중심으로 한 ‘금리인상 반대론’과 ‘내수부양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총재는 이어 “중앙은행은 항상 물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물가는 이제 좋은 시절이 끝나고 어려운 시절만 남았다”며 물가불안에 대비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양측의 대립이 이처럼 확대일로로 치닫는 가운데 20일로 예정된 권 부총리와 이 총재간의 단독회동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양측은 무거운 얘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현 경기상황과 두 사람의 성향상 논박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권 부총리는 과거 재경부 국장과 청와대 정책수석 등을 지내면서 저금리 정책을 적극적으로 주도한데다 최근의 다소 대립적인 뉘앙스에도 불구하고 강 의장의 ‘분신’과 다름없는 존재다. 경기둔화와 유가ㆍ집중호우에 따른 물가 앙등이 표면화하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이 금리정책을 둘러싼 대립을 화해기류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아니면 입장차만 확인한 채 이헌재 부총리 시절의 갈등관계로 되돌아갈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