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전자소그룹 계열사들이 차세대 제품과 기술개발을 놓고 치열한 내부경쟁을 벌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 전자그룹인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테크윈은 최근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유기EL, LCD모듈 시장 등을 놓고 경합하고 있다.
특히 이들 품목들은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거나, 미래 경쟁력의 핵심기반이라는 판단아래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과도한 경쟁이 발생한다 해도 쉽사리 영역 조정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시장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3개사가 경합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 시장은 삼성전기와 삼성테크윈이 기존 사업품목을 전환, 먼저 진입했지만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가 영상처리용 디지털신호처리기(DSP)를 탑재한 카메라 모듈을 자체 개발하면서 3파전 양상으로 확대됐다. 삼성전기와 테크윈은 특히 주 수요처인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기술을 확보, 앞으로 휴대폰용 공급기반이 줄어들 것인지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급부상하고 있는 유기EL도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경합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유기EL이 오는 3~4년내 10인치 이상 대형화하면서 LCD를 위협할 차세대 기술로 보고 대형화에 적극 대비하는 동시에 대형 유기EL를 자체 개발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SDI는 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영역침해`라는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한편 그 동안 유기EL를 전담 개발해온 만큼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휴대폰용 LCD모듈사업 부문 역시 삼성전기와 삼성SDI간 경쟁이 발생할 조짐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사업다변화 차원에서 삼성SDI가 주도해온 휴대폰용 LCD모듈 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삼성전기측은 일단 부품조립 수준에서 출발, 중국ㆍ동남아 등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지만 기반기술이 확보된 후엔 경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진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