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리아 군사개입 싸고 미국-러시아 공방 예고

경제이슈는 뒷전 밀릴 가능성

이번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공식 의제로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회의의 화두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는 이슈는 시리아 사태다. 가뜩이나 악화됐던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계기로 한층 얼어붙은 가운데 열리는 이번 G20 회의는 시리아에 대한 서방의 군사개입을 둘러싼 미ㆍ러 간 치열한 물밑공방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타임스는 시리아 사태를 둘러싼 미ㆍ러 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5일부터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경제 이슈는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응징하기 위해 공습을 추진 중인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를 필두로 시리아 공격에 반대하는 알아사드 우방국들의 물밑공방이 이번 G20 회의를 사실상 '납치(hijack)'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실제 시리아를 둘러싼 공방은 회담이 열리기도 전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시리아 공습안을 의회 표결에 넘기고 국내외를 향해 군사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들은 미국이 이번 G20 회의를 시리아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한 활동 무대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시리아에 대한 강경대응 입장을 고수하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3일 알아사드 정권을 응징하기 위한 유럽의 단결을 촉구하며 군사개입 의지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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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알아사드 정권을 옹호하는 러시아는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며 미국의 군사개입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러시아가 미 정보 당국의 정보 수집활동을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임시 망명을 허용하면서 급격히 나빠진 미ㆍ러 관계가 시리아 사태 이후 한층 얼어붙은 셈이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G20 회의 기간에 예정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취소하고 G20 기간 중 러시아 정부가 규제를 가하는 성(性) 소수자(LGBT) 및 인권 단체 활동가들과 회동하기로 하는 등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다만 양국 간 냉기류가 극적으로 해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회의 도중 여유시간에 만나 비공식적인 대화를 할 수도 있다며 아직 관계 개선의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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