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 상승에 외화예금 썰물

고객들 "환차익 극대화"<br>한달반새 11% 빠져나가

금융 당국의 외화유동성 확보 주문에 은행들이 해외로부터 줄지어 달러를 들여왔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개인이나 기업들이 들었던 외화예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기업ㆍ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지난 19일 기준 외화예금 잔액은 214억6,700만달러로 7월 말 대비 27억6,400만달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한 달 반 사이에 전체 외화예금의 11.4%가 빠져나간 것이다. 외화예금 인출이 급증한 것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최근 들어 환율이 급등하자 고객들이 환차익을 노려 외화예금을 공격적으로 빼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원ㆍ달러 환율은 7월1일 1,067원에서 이날 1,179원으로 10.4%나 치솟았다. 특히 분석이 맞을지 모르지만 이번 환율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짧은 기간에 대규모 외화예금 인출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일시적으로 올랐을 때 외화예금을 집중적으로 인출해 환차익을 극대화한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시장불안이 진정되면 한국으로 다시 외화가 몰려들어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들의 외화예금 급감세는 고객들이 일시적인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 투자은행 등에 수수료까지 내가며 상대 금융회사에 대출 의무를 지우는 커미티드라인을 개설하는 등 외화 확보에 나섰던 은행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든든한 안방이라고 믿었던 외화예금이 줄어들면 유동성이 약화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외화를 한층 많은 비용을 들여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외화예금 관리 및 예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외화예금을 추가로 확보하는 영업점 직원들에게 포상을 내거는가 하면 외화예금 신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금융 당국의 주문도 있기 때문에 외화유동성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면서 "환율이 앞으로도 계속 오른다면 추가 예금인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각 은행별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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