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채권변제싸고 「계열사 논쟁」 가열/부도난 「멀티그램」

◎채권단­“모든 면서 확실” 어음결제 요구/두원측­“단순 출자관계… 변제의무 없다”/공정위 “거래과정 등 조사후 최종판정”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멀티그램(대표 남기병)이 지난달 30일 부도를 낸 후 이 회사와 관련된 어음의 결제여부를 놓고 채권단과 두원그룹간에 계열사 논쟁이 한창이다. 4일 퍼스트파이낸스 등 멀티그램 채권단측은 『모든 면에서 멀티그램이 두원그룹의 계열사인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두원이 이어음을 대신 결제해야 한다』며 『멀티그램이 두원그룹의 계열회사가 아니라면 어느 금융기관이 중소업체가 발행한 어음을 할인해 주겠느냐』고 주장했다. 채권단은 또 『부도일 현재 멀티그램이 발행한 어음은 3백50억원 정도 되며 배서한 어음 등을 포함하면 모두 6백억∼1천억원이 될 것』이라며 『계속해서 채권신고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두원그룹(회장 김찬두)은 『그룹오너의 지분도 없고 계열간 입보관계도 없기 때문에 계열사가 아니다』며 『오히려 두원도 채권자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 회사부채를 대신지불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종적인 입장은 그룹계열사와의 거래관계를 파악한 후 밝힌다는 입장이다. 멀티그램은 지난 95년 6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회사로 지난해 4백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주주현황을 보면 (주)두진이 41·6%로 제일대주주이고 다음으로 두원그룹의 계열사인 두원전자가 33%, 두원그룹의 경영관리부장인 서정국씨가 17%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멀티그램을 두원그룹의 계열사로 보고 어음을 할인해줬으며 용산전자상가 등 협력업체들도 별도의 입보를 요구하지 않고 어음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원그룹은 인력채용광고나 언론홍보를 통해 멀티그램을 두원그룹의 계열사로 알려왔으며 김찬두 두원그룹회장은 『멀티그램을 종합 멀티미디어 전문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에 따르면 발행주식총수의 30%이상을 소유한 최다출자자가 그룹의 오너나 친족 또는 계열법인일 경우 계열사로 분류하고 있다. 또 그룹계열사의 임원이 해당 기업의 임원을 겸임하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두원전자의 지분만으로는 최대출자자가 되지 않으며 1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서씨가 임원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계열사로 볼 수는 없다』면서도 『두원그룹과 멀티그램간의 지급보증여부 등 거래관계를 더 조사해봐야 계열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원그룹은 자동차엔진의 연료분사장치를 만드는 두원정공을 모기업으로 지난 74년 설립됐으며 현재 11개의 계열사(멀티그램 제외)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조3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한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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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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