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군단' 선물시장 대이동
이달 거래비중 절반차지…거래대금도 현물의 7.7배
선물시장 투기장화 '현물' 왜곡
선물고수 "세대교체"
“선물 투자 하겠다는 투자자들이 줄을 섰어요. 너무 많아 고객을 가려서 받을 정도입니다.” (D증권사 부전동 지점장 K씨)
개미(개인투자가)들이 현물시장을 떠나 선물시장으로 ‘대이동’하고 있다.
2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선물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비중은 6월 평균(23일 현재) 49.6%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42% ▦4월 45.1% ▦5월 47.7%를 기록,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가는 추세다.
이달들어 선물 일일 평균 거래대금도 15조8,039억원에 달해 증권거래소의 일평균 현물거래 대금 2조567억원에 비해 7.4배에 달했다. 특히 증권거래소의 거래대금이 1조5,100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22일에는 현선배율이 8.72배에 달했으며, 앞서 지난 8일에는 9.77까지 치솟았다.
개인들이 선물시장으로 몰려가는 데는 ▦주식시장 주변환경이 워낙 불투명해 현물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 ▦증권사마다 ‘시스템 트레이딩(컴퓨터에 매매조건을 입력해서 기계적으로 거래하는 방식)’을 마련해 손쉽게 선물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최근의 주가 폭락 속에서도 선물거래를 통해 수백배, 수천배의 수익을 올렸다더라는 소문이 돌면서 개인들의 선물시장 참여가 부쩍 늘어나는 양상이다.
이러다 보니 선물시장이 급속도로 투기화하고 있다.
D증권 한 관계자는 “선물ㆍ옵션시장은 투자수익이 발생하는 확률만큼 손실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 거액의 재산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며 “특히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 영업직원이나 투자상담사들에게 일임매매하는 경우가 많아 손실발생에 따른 개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영업 담당자는 “투자자들에게 사전에 위험 고지를 미리 해야 하지만, 위험하다는데 돈을 맡길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를 유도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co.k
입력시간 : 2004-06-24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