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메르켈·사르코지 정치 생명 '위태'

독일선 녹색당 총리 등장 가능성... 사르코지 결선 투표도 넘지 못할 수 있어 .


유럽의 쌍두마차 독일과 프랑스를 이끌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방선거에서 나란히 패배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워 지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일본발 원전 쇼크’에 발목이 잡혔다. 중동 사태로 ‘카다피의 친구’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각인된 사르코지 대통령은 리비아 선제 공습 카드로 판세 역전을 모색했으나 돌출 행동이 되레 선거에 악재로 작용했다. 27일(현지시간)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실시된 주 의회 선거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이 녹색당과 사회민주당(SPD) 야당 연합에 충격 패배를 당했다. CDU가 이 주에서 패배하기는 58년만이다. 이날 잠정 개표 결과 기민당은 39%,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FDP)는 5.3%를 얻어 총 44.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야당인 녹색당과 사민당은 각각 24.2%와 23.1%로 총 47.3%의 득표율을 보였다. 두 당이 주 의회 연정을 구성할 경우 녹색당은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주 총리직을 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가 충격을 던진 것은 바덴-뷔르템베르크주가 집권당의 텃밭이었다는 점 때문이다. 이 주는 독일 최대 부유한 주 중 하나로 보수적 성향이 강한 곳이자 다임러, 포르세등의 본사가 밀집한 친기업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전 공포는 결국 집권당도 끌어내리고 말았다. 바덴 -뷔르템베르크주에는 총 4개의 원전이 건설돼 있는데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 공포가 확산되며 이 지역에도 원전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전역 17개에 달하는 원전 연장 가동 여부를 3개월 안에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방사성 물질 공포를 염려한 유권자들은 반핵 운동 정당인 녹색당에 표를 던졌다. 독일 DPA 통신은 “이번 선거로 메르켈 총리는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보이며 녹색당에서 연방 총리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끄는 프랑스 집권당도 27일 실시된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완패했다. 이날 개표 결과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은 20% 득표율에 그친 반면 제 1야당인 사회당이 36%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 또 최근 대선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던 마리 르 펜 당수가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도 12%를 득표해 선전했다. 이번 선거는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실시되는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대선 정국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주목을 받았다. 르 피가로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사회당 후보로 점쳐지는 도미니크 스트로크 칸 IMF총재와 르펜 FN 대표에 밀려 결선 투표에도 오르지 못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의 영향력이 지대한 튀니지 반정부 시위에서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하며 ‘외교 무능론’ 에 시달리자 리비아 사태를 정치적 돌파구로 삼아 지방선거에서 반전을 도모하려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18일 다국적군 가운데 가장 먼저 리비아 공습을 감행했다. 하지만 연금 정책, 리비아 공습 등 사르코지 대통령의 일방 통행식 행보에 불만을 가졌던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이탈하고 보수성향 유권자들도 이민자 규제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현 정권에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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