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밀리오레, 잇단 사업축소… 저무는 '패션쇼핑몰 시대'

명동점 호텔전환 이어 신촌점엔 이마트 입점<br>SPA브랜드 등장에 경쟁력 잃어<br>신촌점 공실률 70% 달해<br>지방점포도 대부분 매각<br> 매출액 2년새 절반으로

신촌 밀리오레 조감도



국내 패션쇼핑몰 업계의 선구자인 밀리오레가 쇼핑몰 사업을 잇따라 축소해 눈길을 끈다. 최근 몇 년간 지방점포를 차례로 매각했고 최근에는 서울 명동점을 호텔로 바꾼다는 방침이 알려진 데 이어 신촌 밀리오레도 이마트로 전환된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촌 밀리오레를 운영하는 성창에프엔디와 이마트는 현재 신촌 밀리오레가 입점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소재 경의선 신촌기차역 민자역사 자리에 이마트를 입점시키기로 하는 조건부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현재 이곳을 분양 받은 500여명이 이마트 입점에 동의하면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신촌 밀리오레 건물 중 지상 1~4층(영업면적 약 1만3,200㎡ 규모)에 이마트가 들어서게 된다. 성창에프엔디 측은 "이마트가 들어오면 성창에프엔디는 쇼핑몰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마트 입점은 확실하지만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현재 성창에프엔디와 분양자들 사이에 분양금 반환소송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일단 소송을 마무리 짓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또 이미 분양 받은 사람들의 입점 동의를 받는 데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젊은층을 상대로 큰 인기를 모았던 국내 패션쇼핑몰 사업이 이제는 완연한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며 "밀리오레의 잇단 사업철수는 그 같은 흐름의 한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신촌 밀리오레의 업태 변환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상됐었다. 성창에프엔디는 지난 2004년 신촌기차역 민자역사 임대사업의 시행사로 선정된 후 2006년 9월 신촌 밀리오레를 오픈해 현재까지 운영해왔다. 하지만 적자를 견디지 못한 점주들이 잇따라 철수, 현재 상가내 공실률은 70%에 달하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결국 지난 2009년 점포 분양자 124명이 성창에프엔디를 상대로 분양대금 반환 청구 소송에 나선 이후 현재까지 잇따라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 회사가 운영했던 밀리오레의 지방점포도 현재 대부분 매각된 상태다. 대구 밀리오레는 지난 2007년 트라이시스코리아원에 매각됐고, 2008년 수원 밀리오레 역시 팔렸다. 광주 밀리오레도 경영 부진을 이유로 이미 2년 전 부터 매물로 나왔던 것을 최근 이랜드가 인수해 아울렛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명동 밀리오레도 최근 건물 용도를 판매 및 숙박시설로 변경하는 안이 서울 중구청에서 통과됨에 따라 중저가 호텔로 바뀔 예정이다. 점포가 줄어든 만큼 2008년만 해도 784억411만원에 달했던 성창에프엔디의 매출액은 2009년 316억8,562만원에서 지난해에는 267억6,786만원으로 2년새 절반 넘게 줄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분양 형태로 운영되는 기존 쇼핑몰들이 운영상의 한계에 부딪힌 결과로 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들 점포는 중앙에서 일괄적으로 마케팅이나 경영 개선 등의 전략을 펼치기에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여기에 저렴한 가격이라는 패션 쇼핑몰들의 무기는 최근 가격 경쟁력 뿐 아니라 최신 디자인까지 갖춘 패스트패션(SPA) 브랜드들이 등장하며 그 힘을 잃어버렸다. 특히 백화점과 대규모 쇼핑몰까지 패스트패션 입점에 팔을 걷어붙이는 상황에서 기존의 영업방식을 고수하는 이들 쇼핑몰은 더욱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성창에프엔디는 현재 쇼핑몰 사업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고민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쇼핑몰 업태가 사양길인 만큼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며 "호텔업과 해외에서의 부동산 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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