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리콘밸리 바닥치고 부활 조짐

국내 벤처업체 '길목 지키기' 나서…"아이파크 입주율 거의 100%""벤처캐피털, 의료장비·생명공학 업체들로 움직여" 실리콘밸리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들도 실리콘밸리의 부활에 대비, '길목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미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IT(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들은 6일 세계 IT(정보기술) 산업의 총본산인 실리콘밸리에서 '거품'이 거의 빠지면서 이제 수치상으로 회생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상승국면에 진입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말했다. 국내 벤처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는 정보통신부 산하 '아이파크실리콘밸리'의 이종훈 소장은 "일자리가 지난 2000년에 비해 20만개나 줄었으나 이제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실업률의 경우 지난해 중반 5.9%에서 5.6%로, 공실률은 19%에서 16%로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현지의 외국업체 관계자도 "지난해 이 지역의 일자리 감소가 미국 전체에 비해낮은 수준이었고 평균급여의 하락세도 크게 둔화됐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업체 관계자는 특히 생명공학, 의료 분야는 완연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 벤처캐피털이 의료장비와 생명공학 업체들로 움직이고 있다"고전했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서 뛰고 있는 기업 관계자들은 경기 회복의 조짐을 인정하면서도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엠텍비전[074000] 미주법인의 전석유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기업들의 재고가바닥나고 고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집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은 이같은 수치상의 회복 조짐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CFO는 "과거에는 한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호텔 방을 잡기 어려웠고 방값도 200-300달러에 달했으나 지금은 100달러 전후"라고 설명했다. 아이파크의 김종갑 이사도 "지난 2000년 당시에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새너제이까지 자동차로 2시간이나 걸렸으나 지금은 교통체증이 거의 없어 40분 정도면충분하다"면서 "워낙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수치가 조금 나아진다고 해도 실제로 피부로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소장은 "앞으로 금리, 국제유가, 이라크전쟁 등의 변수가 있지만 IT 경기가바닥을 확인하고 상승국면에 진입한 것만은 틀림없다"면서 "국내 벤처기업들이 한국의 강점 부문을 찾아 준비할 경우 새로운 성공신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국내 벤처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돕는 '인큐베이터'역할을 하고 있는 아이파크 입주율도 지난 2003년 67%에서 지금은 사실상 100%에 이르고 있다. 엠텍비전 미주법인의 경우 지난해 4월 아이파크에 입주, 신기술 개발과 마케팅리서치에 주력하면서 세계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페어차일드 출신인 김재승씨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전석유 CFO는 "따라가는 자는 성공할 수 없다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면서 "미리가서 기다리고 도전하는 자세로 성공신화를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해 3월 입주한 나모의 배성준 이사는 단 2명의 직원으로 지난해 온라인 판매를 제외한 소매 부문에서만 92만달러어치의 제품을 판매, 나모 전체 매출의 약 40%를 담당했다. 배 이사는 "미국 경제의 회복 조짐과 함께 소매시장 개척과 패키지 디자인 개선등을 통해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면서 "올해는 155만 달러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말했다. 한글과컴퓨터[030520]의 미주법인인 '한소프트 USA'의 이성희 부장은 "매출은아직 많지 않지만 시장개척과 시장조사 등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 `씽크프리 오피스` 운영체제(OS)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 비(非) 윈도 부문의시장을 석권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부장은 "미국에 진출하려는 벤처기업들의 경우 보통 미국 시장의 '게임의 법칙'을 모른다"면서 "아이파크가 사무실 관리, 유통시장 진출 등의 부문에서 시행착오와 비용을 크게 줄여주는 등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새너제이<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김경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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