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연중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6조6,559억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19일(6조6,081억원)과 비교해 508억원이 증가했다. 지난 2월14일 6조5,239억원을 기록한 후 줄어들다가 이달 19일 최고치를 갈아치운 뒤 하루 만에 다시 경신한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2,200선에 근접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상승장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며 신용거래융자도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늘어난 신용거래융자 규모 만도 6,768억원에 이른다.
신용융자 투자가 가장 늘어난 종목은 삼성전자로 올해 만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876억원 늘었다. 뒤를 이어 S-Oil(491억원)과 KB금융(486억원), 대림산업(443억원), 케이피케미칼(443억원), LG전자(413억원) 등이 400억원 이상의 신용융자잔고가 늘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원익IPS(230억원)과 CJ E&M(192억원), 멜파스(122억원), STS반도체(112억원) 등이 100억원 이상 신용거래융자잔고가 늘어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신용거래융자는 주로 개인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신용거래융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주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는 쪽이 많다는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신용융자 투자는 증시가 악화될 경우 투자자들에게 독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신중히 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면 원금은 물론 늘어난 이자까지 겹쳐 손실폭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
한 증권사 객장 관계자는 “금융위기 한파가 몰아쳤던 2008년에도 증시가 급격히 추락하며 신용거래융자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주가하락과 이자율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린 바 있다”면서 “무분별한 투자가 리스크만 증가시킬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신용거래융자에 최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용융자잔고 사상 최고치는 2007년 6월26일 기록한 7조105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