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은,물가상승 우려 감소 금리인하 기대

환시장 개입흔적 없어 재경부 환율하락 용인 일부 정책교감 추측도

환율하락이 금리인하 기대감에 불을 지피고 있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입물가 하락으로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줄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여력이 커지게 된다.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에서는 원자재 등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아 환율이 내리면 물가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의 대체적인 의견은 ‘콜금리 동결’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재경부가 환율하락을 용인하는 대신 한은이 콜금리 인하에 나선다는 정책적 교감이 이루어진 게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날 재경부에서는 “한은이 시장금리 하락추세를 감안해야 한다”며 금리인하 압력을 넣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따라 8일 채권시장에서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작용하면서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전날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3.51%로 마감했다. 환율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에는 별다른 개입조짐이 감지되지 않는 것이 이러한 기대감의 배경이다.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과거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 정부가 대규모 개입에 나서 방향을 트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최근 2~3주에는 이러한 개입의 흔적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입이 있긴 했지만 달러 매물을 일부 받는 정도의 소규모에 그쳤다는 것. 재경부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지나친 환율방어 비용 때문에 ‘된서리’를 맞았지만 올 하반기 이후 수출둔화가 가시화하는데다 내년 전망은 더욱 어두운 상황에서 이처럼 급격한 환율하락을 용인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환율하락 용인은 물가상승을 우려해 금리인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한은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 내부에서도 현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져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덕훈 금통위원은 “최근 지방기업을 순회했는데 경제가 거의 붕괴될 것같이 이야기하더라”고 전했다. 강문수 위원은 “설비투자가 소폭 살아나고 있지만 그 정도는 예상에 훨씬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비부진은 금통위원들의 공통된 화두다. 김종창 위원과 이덕훈 위원은 민간소비가 바닥을 쳤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바닥이라고 하기 어렵다”며 “더 나빠지지도, 좋아지지도 않고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소비가 ‘L자형’ 침체를 보일 것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민간소비 부진과 수출 신장세 둔화에 대한 언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을 우려해 콜금리 동결을 결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하락으로 물가압력이 줄어들 경우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진다는 일부 해석은 설득력이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