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6(수) 10:02
지난 11일 로스앤젤레스의 슈버트 극장에서막이 오른 '명성황후'(The Last Empress)는 '장려함'의 의미를 손에 잡힐듯 생생하게 전달해 준 '한국판 에비타'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5일 논평했다.
이 신문은 1천만달러가 소요된 이 브로드웨이식 뮤지컬은 아르헨티나의 에비타 페론처럼 한국인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친 명성황후와 일본과의 대립관계를 실감나게 그리고 있으며 '자주 번영'을 노래한 황후의 예언을 무대로 실현했다고 소개했다.
육중한 이중 회전무대를 이용, 우아하고 섬세한 복고풍 배경에 무게를 준 박동우의 무대디자인은 관객들로 하여금 병풍 틈새로 외부세계를 내다보는 조선조 은둔귀족들의 입장에 서도록 만들었으며, 궁중무용수들과 무당, 무관들의 춤이 인상깊게 어우러진 서병구의 안무는 쉬지 않고 움직이며 눈부실 볼거리를 제공했다고 신문은보도했다.
그러나 다소 미흡한 무대효과, 히트곡 없는 밋밋한 음악이 아쉬움을 자아냈고 무엇보다 황후의 성격묘사가 밀도가 떨어져 타이틀롤을 맡은 김원정의 다양한 성악적 연기에도 불구하고 황후는 살아있는 인물이 아닌, 역사에 기술된 공식적인 인물의 인상을 준다고 지적됐다.
반면 어리숙하고 친근감이 드는 고종(유희성)과 풍부한 음량의 대원군(이성훈), 헌신적인 수비대장(김민수)은 조선 시대의 휴머니티를 드러냈으며 한 세대전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2차대전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악독한 일본인들의 묘사는 이 뮤지컬의 저변에 깔린 반일감정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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