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강한 은행을 향하여] <5> 대담

"금융산업 집중 육성해 '삼성전자 같은 은행' 키워야

(왼쪽부터) 박종희 한나라당 의원,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이창용금융위 부위원장

[강한 은행을 향하여] 대담 "금융산업 집중 육성해 '삼성전자 같은 은행' 키워야 정리=김영필 기자 susopa@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왼쪽부터) 박종희 한나라당 의원,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이창용금융위 부위원장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 “금융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해 우리 스스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은행업에서도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나와야 합니다.” 금융전문가들은 미국발(發) 금융위기에 따른 유동성 문제와 경기침체 여파로 은행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은행업을 보다 경쟁력 높은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경제신문은 국내 은행들이 최근의 경제위기를 이겨내고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강한 은행을 위하여’라는 주제의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시리즈를 마치면서 전문가들을 초청해 은행들이 위기를 맞게 된 원인과 대안, 은행산업 육성방안 등을 들어봤다. 참석자들은 “현재의 위기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측면이 크지만 은행들도 ‘쏠림현상’만 보일 게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좌담회는 박종희 한나라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신동규 은행연합회 회장,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본지 이병관 금융부 차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 박종희 한나라당 의원-" 과다경쟁으로 펀더멘털 부실… 내달 시행 자통법 바탕으로 성장전략방향 심각한 고민을" ▲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위험관리는 은행 경영 핵심, 특화된 전략 마련할수 있게 서둘러 법적규제 완화 필요" ▲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 "'IB는 무조건 안된다' 보다는 국내환경·은행 능력에 맞춰 시간 갖고 자기색깔 찾아야" ▦사회=외환위기 이후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은행들이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와 내부 부실 문제로 다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때와 지금의 위기상황은 어떻게 다르며, 위기발생의 원인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창용 부위원장=외환위기 때는 은행 부채를 많이 갖고 있던 대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대출을 제공했던 은행들도 부실화됐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에 돈을 빌려줬던 외국자본이 철수하면서 은행의 위기가 빚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외부요인이 큽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자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돈을 빼가면서 환율이 뛰기 시작했고 부실이 늘어난 외국 은행들이 국내 은행에 채무만기를 연장해주지 않자 은행들이 외화 유동성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일부 은행이 부동산 대출이나 기업 대출을 많이 늘린 것이 문제를 악화시킨 측면도 있지만 위기발생의 근원은 외부에 있습니다. 금융위기 초기에는 연체율이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에서 국내 은행이 더 좋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외국 은행들이 공적자금 수혈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나아진 것처럼 보이는 상황입니다. ▦박종희 의원=외환위기 이후 은행의 경쟁력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한번도 없었다고 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원인도 있지만 은행들이 국내에서 지나친 경쟁을 하다 보니 펀더멘털이 부실해졌습니다. 또 주인이 없으니 책임경영을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러다 보니 국내 은행들이 다시 위기를 맞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크기가 작고 정부가 은행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사회=그렇다면 이제 한국의 은행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신동규 회장=은행 입장에서 보면 외환위기 때 얻은 교훈이 리스크 매니지먼트입니다. 은행들은 당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이 부분에 눈을 떴습니다. 하지만 경제호황 이후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약해진 게 사실입니다. 이번 위기가 이를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듯합니다. 하지만 은행이 리스크 관리에만 힘을 쏟다 보면 기업이나 가계가 원하는 만큼의 자금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리스크를 강화하면서도 은행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본확충을 서두를 필요가 있습니다. ▦박 의원=은행들은 오는 2월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을 바탕으로 어떤 성장전략을 추구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금산분리 완화 문제 등을 고려해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은행법 개정 등을 통해 기업이나 은행들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줘야 합니다. ▦사회=씨티 등 세계 굴지의 은행들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국내 은행들이 어떤 것을 벤치마킹 모델로 삼아야 하느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부위원장=최근의 금융위기로 은행과 자본시장의 겸업은 실패라거나 투자은행(IB) 업무는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는 그들과 우리가 처한 상황이나 조건이 다르다는 점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것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 등은 IB 수준이 100 정도에서 70~80으로 낮추는 것이지만 우리는 20 정도에 불과한데 IB를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상황에 맞지 않습니다. 이는 결국 상업은행만 하라는 얘기입니다. 상업은행은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요즘 같은 때는 은행들이 오히려 IB 업무에 더 투자해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굳이 어떤 모델을 따른다기보다는 개별 은행이 각각 자본과 경영능력에 맞춰 하면 된다고 봅니다. ▦신 회장=사실 특정 모델을 찾기란 어렵습니다. 선진 금융회사들도 상당한 혼란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특화된 성장전략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JP모건체이스는 IB 중심인 데 반해 HSBC는 글로벌 소매금융을 주축으로 합니다. 씨티는 고위험ㆍ고수익 모델을 쓰다가 이번에 위기를 겪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금융위기가 지나면 성공한 은행과 그들의 전략이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와코비아는 급속한 성장 위주의 전략을 펼치다가 웰스파고로 넘어갔습니다. 앞으로 살아 남은 은행들의 성공적인 성장전략을 보고 이를 참고해 은행 특성에 맞는 전략을 선택해야 합니다. ▦사회=자본확충펀드에 대한 은행들의 반응이 미온적입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 부위원장=가장 좋은 것은 정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지난해 말까지 Tier1비율(기본자본비율)을 9%, Tier2(BIS 자기자본비율)을 12%로 맞추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은행들이 어느 정도 이를 맞췄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은행에 외국인 주주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강제로 자본확충펀드를 이용하게 하거나 배당을 조율하게 한다면 이들이 떠날 수 있습니다. 자본확충펀드는 2차 방어선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추가적인 방어선을 만들어줬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실물경제가 더 어려워져 은행 건전성이 악화된다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신 회장=이 문제를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본확충 방법 가운데 가장 저렴한 것이 증자입니다. 자본확충펀드를 이용하는 것은 공짜가 아닙니다. 그런데 현재 은행 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자금은 외국계나 대기업ㆍ공적기금 아니면 없다고 봐도 됩니다. 그런 자금을 움직이려면 금산분리 문제 등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논리보다는 경제논리로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박 의원=금산분리 완화 등은 조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은행의 자본확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학법 등과 같은 이념과 관련된 법안의 경우 널리 이야기를 듣는 게 맞지만 경제 관련 법은 모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가장 중요한 타이밍을 놓치게 됩니다. 경제정책 실패의 주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실기(失機)입니다. 말이 나왔을 때 빨리 추진하는 게 중요합니다.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한도를 어느 정도 늘릴 것이냐가 중요하지 아예 안 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사회=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신 회장=왜 과거에 가계대출과 중기대출을 크게 늘렸냐고 지적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지금도 대기업에는 잉여자금이 많습니다. 은행 입장에서 대기업을 빼면 남는 것은 중소기업과 가계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더하는 수준입니다. 기본적으로 은행은 경제상황에 맞춰 주고객층이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들이 특화돼야 이 문제는 풀릴 것이라고 봅니다. 은행들이 마음 놓고 뛸 수 있도록 법적 규제가 더 완화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특화 쪽으로 갈 거라고 봅니다. 대기업들도 예전에는 비슷했지만 외환위기 이후 현대차그룹이나 삼성ㆍLG그룹 등 비교우위로 특화를 해오지 않았습니까. ▦이 부위원장=참을성이 좀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은행이 제대로 산업화를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라고 봅니다. 전에는 자금배분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제조업도 가발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올라와 높은 수준에 오르는 데 반세기가 걸렸습니다. 금융도 산업으로 커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금융이 독자적인 산업으로 제조업과 동반 성장하는데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박 의원=이번 위기를 넘기면서 법제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은행들이 자본을 확충하고 성공적으로 성장해 글로벌 플레이어가 한번 등장한다면 이 은행이 국내 은행업을 확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 외환위기도 겪었지만 이번 금융위기를 지나면 새로운 도약의 찬스가 올 수 있습니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에서도 삼성 같은 곳을 하나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필요합니다. 특혜 시비나 지나친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지속된다면 금융 후진국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 인기기사 ◀◀◀ ▶ "부동산 큰손들 움직이기 시작했다" ▶ 삼성, 올 '투자·고용계획' 발표 왜 못할까 ▶ 자식에 물려줄 만한 '알짜주 5선' ▶ 지방 미분양 "이유 있었네" ▶ "우리도 '삼성전자 같은 은행' 키워야…" ▶ 쌀 때 사둘만한 부동산… '경부축' 투자 1순위 ▶ 건설·조선사 워크아웃 작업 본격화 ▶ '우이~신설' 지하 경전철 25분만에 주파 ▶ '워렌 버핏' 요즘에 어떤 주식 사나 ▶ 내달 분양시장 '개점휴업' ▶ "용산 참사' 자칫하면 제2 촛불" ▶ 물러나는 강만수 장관, 손떼는 줄 알았더니… ▶▶▶ 연예기사 ◀◀◀ ▶ 국제결혼 이미영 남편과 헤어졌다 ▶ 고현정 "얼굴 조금 고쳤다" 깜짝 고백 ▶ 영화 '너는 내 운명' 주인공들 왜 이혼? ▶ 정훈탁, 왜 전지현 휴대폰을 복제했을까 ▶ '다크 나이트', 히스 레저 1주기 맞아 재개봉 ▶ '돌아온 일지매' 첫 방송부터 인기몰이 ▶ 동방신기 싱글 앨범 日 오리콘차트 1위에 ▶ 신정환 방송중 욕설 파문… 누구에게 "XXX" 욕했나 ▶ 아기 엄마 된 김희선… 딸 태명은 '잭팟' ▶ 이정진 "톱스타에게 여친 뺏긴적 있다" ▶ 고현정 "심은하에 밀려 2인자였다" ▶ 전라까지 드러낸 박시연 "정말 열심히 촬영" ☞ 많이 본 기사 바로가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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