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음료시장 독주 굳혔다
제일제당서 인수해 스포츠음료도 가세
'음료 시장에선 더 이상 거칠 게 없다'
롯데칠성음료가 21일 제일제당의 음료사업까지 인수함에 따라 음료시장의 독주체제를 확고히 굳히게 됐다. 롯데가 명실상부하게 '음료왕국'을 건립한 셈.
롯데칠성의 시장 점유율은 현재 45%수준으로 최근 일년 새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특수관계인 해태음료까지 포함시킨다면 점유율은 65%까지 올라가게 된다.
또 롯데칠성은 지난해 35%나 급증한 9,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1조원대의 매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같은 독주현상은 무엇보다 해태음료가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그 혜택을 톡톡히 누렸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스포츠음료 부문에서 이제 '게토레이'라는 원군까지 포섭함에 따라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번 인수 금액 자체는 350억원선으로 적은 편이지만 식품업계의 터줏대감격인 제일제당마저 결국 무릎을 끓고 말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일제당은 당초 음료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롯데의 막강한 영업력을 뚫지 못한 채 만성적인 적자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음료시장의 공룡' 롯데가 경쟁 업체를 아예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롯데가 그동안 구축해온 막강한 유통망과 영업력을 감안할 때 가격 결정권과 물량 공세를 내세워 경쟁 업체를 흔들어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롯데측은 "다국적 식음료업체들의 거센 공세에 맞서 싸우자면 무엇보다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롯데가 '나 홀로 성장'을 구가하는 과정에서 2위 업체인 한국코카콜라(시장점유율 28~30%추정)를 멀찌감치 떼어놓았으며, 아이디어상품으로 시장을 키워가고 있는 웅진식품(5∼6%)도 롯데와 견주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더 이상 국내에서 롯데칠성의 아성에 도전할 경쟁상대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롯데제과까지 포함해 롯데그룹이 마침내 식품업계를 완전히 평정해버렸다"고 진단했다.
정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