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리콘밸리 스토리'

'실리콘밸리 스토리' 캐플린 지음, 디지털혁명가들의 야망‥돈 「뉴스위크」의 데이비드 A. 캐플린이 지은 「실리콘밸리 스토리」는 제목 그대로 정보혁명의 산실 실리콘밸리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실리콘밸리 형성에 얽힌 지질학적·문화적·정치적 배경에서부터 진공판과 마이크로칩 시대를 거쳐 PC와 인터넷시대로 이어지는 변화와 발전의 역사가 숨가쁘게 전개된다. 그리고 그 중추적 역할을 한 핵심인물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그런한 변화의 흐름을 편년체로 추적한 일종의 정사(正史)인 셈이다. 또한 실리콘 거부들이 즐기는 오락과 좋아하는 장난감, 여성편력, 돈 씀씀이에서부터 음모와 야합, 배신에 이르는 야사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어 흥미를 배가시킨다. 실리콘밸리는 테크놀로지의 천재와 형언할 수 없는 부의 상징이다. 디지털 시대를 만들어냈을 뿐아니라 끊임없이 재창조하고 있는 실리콘밸리. 지금 실리콘밸리는 하나의 국가로 치면 전세계 12대 경제대국 안에 들어간다. 어제의 주식시장 종가에 따라 날마다 수백명의 백만장자가 새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곳이 바로 실리콘밸리이다. 현재 약 25만명의 백만장자들이 실리콘밸리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저자는 야후는 어떻게 생겨났는지. 넷스케이프는 어쩌다 사경을 헤매게 되었는지, 애플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등등 여러가지 흥미로운 에피소드에 대한 심층적인 소개를 시도한다. 무엇보다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야후의 CEO이자 인터넷의 대부 제리 양, 빌 게이츠가 가장 두려워하는 인물로 넷스케이프와 인터넷서점 아마존에 돈을 대고 있으며 스키 헬멧에 휴대폰을 장착할 정도로 괴짜인 존 도어, 월드와이드웹이 나오는데 일익을 담당하며 24세에 백만장자의 대열에 끼게 된 마크 앤드리스, 은하계 최고의 갑부 빌 게이츠, 넷스케이프의 설립자 짐 클라크, 실리콘밸리의 방탕아이자 애플 컴퓨터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미친 헝가리인」인으로 통하는 인텔의 회장 앤디 그로브 등등.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하나가 드라마틱한 변화무쌍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한 여행에서 실리콘밸리의 거물과 건달, 자아도취에 빠진 허풍선이 모두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빌 게이츠의 떳떳치못한 성공과정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독점금지법 위반에 따른 회사 분할 판정을 받기까지의 과정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이들 실리콘밸리 사람들에게 그다지 큰 호의를 주지 않는다. 오늘의 실리콘밸리의 현실을 한번 보자. 80%가 넘는 이혼율, 휴가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 파티는 계속되지만 파티 참가자들은 점점 피폐해지고 있는 것이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처한 현실이라는 것. 때문에 저자의 결론은 이처럼 냉정하다. 『실리콘밸리는 한때 새로운 기계였다. 실리콘밸리는 세계를 변화시켰다. 그리고 향후 다시 한번 세계를 변화시킬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기계에는 더이상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다.』 실리콘밸리에는 천당과 지옥이 공존하고 있었던 것이다. 동방미디어 펴냄. 이용웅기자 입력시간 2000/10/04 18:1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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