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10가구 중 3가구가 '적자 살림'

소비자물가 4.5%나 뛰어… 실질소득 2분기 연속 마이너스<br>통계청 1분기 가계동향


물가급등으로 지출이 소비보다 많은 적자가구가 30%를 넘어서면서 5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 최하위층인 1분위 계층은 3분의2가 적자가구였다. 물가가 올라가면서 저소득층에게 직격탄을 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가계동향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적자가구 비율은 30.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1%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 같은 적자가구 비율은 2006년 1ㆍ4분기(30.5%) 이후 최고치다. 특히 1분위 계층 중 무려 62%가 적자가구였다. 적자가구가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물가폭등 영향이 컸다. 1ㆍ4분기 월평균 소득은 385만8,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가 4.5% 올라 실질소득은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줄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월평균 소비지출은 4.3% 올랐다. 그러나 실질지출은 0.7% 오르는 데 그쳤다. 형편이 나아져 씀씀이가 커진 게 아니라 물가가 오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지갑에서 나가는 돈이 많아진 것이다. 품목별 소비지출을 살펴보면 식료품(8.4%), 교통(11.5%), 보건(10.9%) 등 서민생활과 직결된 품목에 대한 지출이 크게 늘었다. 기름 값, 농수산물 가격 등이 폭등한 데 따른 것이다. 불요불급한 지출이 아닌 음식ㆍ숙박(-0.6%), 오락ㆍ문화(-0.3%) 등은 물가가 올랐는데도 오히려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던 교육비 지출이 지난해 4ㆍ4분기(-0.5%)에 이어 올해도 줄어들어 "소를 팔아서라도 자식 공부는 시킨다"는 말은 이제 옛 말이 됐다. 물가가 치솟을 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역시 형편이 어려운 계층이다. 실제로 소득 5분위별 가계수지를 살펴보면 소득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는 소득이 2.4% 늘어난 반면 소비지출은 6.8% 증가해 번 돈 이상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득수준이 높은 5분위는 소득은 2.1% 늘어난 대신 소비지출 증가율이 0.6%에 그쳤다. 김신호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저소득층이 소비를 줄일 수 없는 식료품 등 가격이 올라 1분위 소비성향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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